30㎡에 갇힌 451명의 부산 독립운동가

이도은 2021. 3. 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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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오늘은 102주년 3.1절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부산 출신 독립운동가는 450여 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기리는 추모공간이나 업적을 연구하는 역사관 하나 제대로 없습니다.

독립만을 위한 이들의 희생정신에 우리는 얼마나 답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21년 만주 일본 영사관을 습격해 임시정부와 만주 무관학교 등에 독립 자금을 조달한 백낙주 선생.

광복 이후엔 광복동지회 부산지회장으로 활동하며 가난한 지역 독립운동가에게 살 곳까지 제공했습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건국훈장 대통령장에 추서됐지만 행적을 기록한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백기환/백낙주 독립운동가 손자 : "유품이라든지, 기록이라든지, 사진이라든지, 이런 걸 많이 전시해 놓으면 많은 부산 시민들이 참배하고 보고하면 부산에도 독립운동가들이 많이 계셨구나…."]

부산 출신 대표 독립운동가 박재혁 의사.

중구 부산경찰서에 폭탄을 던졌지만 그를 기리는 동상은 엉뚱하게 어린이대공원에 세워졌습니다.

독립운동을 기록한 전시관은 물론 참배할 곳마저 마땅찮습니다.

부산이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를 추모하고 업적을 기록할 공간은 부족합니다.

안희제, 박차정을 비롯한 450여 명의 독립운동가 위패가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30㎡도 채 되지 않아 시민들이 합동 추모제를 지내기엔 협소합니다.

[권병관/광복회 부산지부장 : "계속 옮겨가면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제2의 도시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산에서 그런 장소가 하나 없다는 게 너무 한심하고, 사실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부산 독립운동가에 대한 연구도 제대로 된 적이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일제시대 판결문이 아닌, 우리의 기록을 통해 독립운동 역사를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강대민/부산항일학생운동 기념사업회 명예이사장 : "가장 필요한 자료는 직계 가족들의 증언, 가족사, 그 사람들이 남긴 기록들인데, 주로 독립운동사의 기록은 일본사람들이, 일본 고등계 형사들이 남긴 기록이 태반입니다."]

일제에 항거, 오로지 독립만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우리의 노력은 부족하지 않은지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이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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