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는 제주 소규모 항일운동.."제대로 된 조명 필요"

신익환 2021. 3. 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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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오늘은 102주년 3.1절입니다.

비교적 규모가 컸던 조천만세운동과 법정사 항일운동 등은 그나마 조명을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규모 항일운동의 경우 제대로 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현 제주고등학교의 전신이었던 제주공립농업학교.

1926년 6월, 우리나라 사람을 멸시하는 일본인 교사를 퇴출하기 위해 학교 학생들이 동맹 휴학을 결의해 실행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1·2학년 전원에게 무기정학 조처가 내려졌고, 동맹 휴학을 주도했던 김희봉, 문두희, 강창거 등 일곱 명의 학생들은 퇴학 처분됐습니다.

제주에서 일어난 학생 주도의 최초 항일운동입니다.

[고용철/제주고등학교 교장 : "제주 도내에 있는 여러 가지 독립운동들을 주도하고 선도하셨는데 도민들이 전혀 몰라요. 광복회와 같은 단체하고 힘을 합쳐서 더 많이 알리고 하는 활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제주에서 발생했지만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은 항일운동이 적지 않습니다.

1931년 1월 1일 현 조천초등학교의 전신인 조천공립보통학교에선 신년축하식 행사 도중 모든 학생이 일본 국가를 부르지 않아 주동 학생들이 퇴학 조처됐습니다.

1934년에는 제주지역의 농민이 항일조직을 꾸리려다 적발돼 62명이 검거됐고, 일부는 취조를 받다가 옥사하기도 했습니다.

소규모 항일운동이지만 그 의미마저 작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제대로 된 조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금순/제주대학교 사학과 외래교수 : "대규모의 항일운동만이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의 영역에서 할 수 있었던 저항의 모습도 우리가 분명히 기념해야 하고 기억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보고요."]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다양한 모습의 항일운동이 펼쳐졌던 제주도.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항일정신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신익환 기자 (si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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