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서두르는 안철수, 느긋한 국민의힘
'압박·힘빼기' 본격 신경전
경선 승리 시 '기호'도 논란
[경향신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제3지대 단일 후보로 확정되면서 국민의힘과의 야권 단일화 2라운드가 본격 개막했다. 안 대표는 4일 결정되는 국민의힘 후보와 최종 경선을 치른다.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시점과 방식, 내용 등을 두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제3지대 후보로 확정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과정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즉시 만나겠다”고 밝혔다. ‘단일화 속도전’을 주장하며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에게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장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그렇게 될 수는 없다. 단일화는 서로의 의견이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문항은 단일화 과정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력 조사’를 주장하는 안 대표 측과 ‘적합도 조사’를 주장하는 국민의힘 측 입장이 협상 내내 충돌할 수 있다.
안 대표가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기호 몇 번을 다느냐도 논란거리다. 국민의힘에서 안 대표가 승리하더라도 합당을 거쳐 ‘기호 2번’을 달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번으로 본선에 나서야 국민의힘 지지층을 최대한 규합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제1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속내도 깔려 있다.
그러나 안 대표 측은 국민의당 기호인 4번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측에는 야권 전체가 함께하는 통합선대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합당을 따지지 말고 단일 후보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국민의힘은 선거인단을 모집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오픈 프라이머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민 참여를 통해 단일화 흥행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주장이지만 조직세가 밀리는 안 대표 입장에서 리스크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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