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퀄현장] 나승엽 앞에서 끝나버린 경기.. 비가 야속한 롯데팬

장민석 기자 2021. 3.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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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롯데와 삼성의 연습경기가 열린 사직구장 전광판. 3회말 선두 타자는 9번 나승엽이었지만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그의 차례는 돌아오지 않았다. / 부산=장민석 기자

※편집자 주 : 조선일보 스포츠부가 ‘발퀄 현장’을 연재합니다. ‘발로 뛰며 퀄리티 있게 취재한 현장’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취재기자 혼자 스마트폰 들고 쫓아다니며 찍느라 ‘발로 찍은 퀄리티의 현장’처럼 보이기가 십상일지 모르겠네요. 모쪼록 생생한 현장의 냄새를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3월 1일 사직구장 전경. / 부산=장민석 기자

롯데와 삼성의 연습경기를 앞둔 3월 1일 오전 사직구장의 모습입니다. 올 시즌 사직구장에선 어떤 명승부가 펼쳐질까요?

연습경기에 앞서 훈련 중인 롯데 선수들. / 부산=장민석 기자

홈 팀인 롯데 선수들이 먼저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작년에 이어 올 시즌 연습경기에서도 교체되거나 경기를 일찍 마친 선수들은 먼저 퇴근하도록 했습니다.

연습경기에 앞서 훈련 중인 삼성 선수들. / 부산=장민석 기자

사직구장으로 원정을 온 삼성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입니다. 이날 삼성은 오재일과 박해민, 김상수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채 경기에 나섰습니다.

연습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허문회 롯데 감독. / 부산=장민석 기자

경기 전 만난 허문회 롯데 감독은 올 시즌 목표를 4위로 잡았습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몸을 아주 잘 만들고 있다. 이번 캠프에 120% 만족한다”며 “아래에 있는 선수들이 더 성장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프랑코의 존재도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한 퍼센트를 올려준다”고 말했습니다.

허 감독은 독특한 비유로 현재 롯데 선수들의 자신감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연애를 할 때도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지 상대방을 더 사랑할 수 있다”며 “현재 우리 선수들은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 차 있다. 올 시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습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허삼영 삼성 감독. / 부산=장민석 기자

뒤이어 만난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올해 목표를 묻자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전력을 점검한 뒤에 정확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하지만 차분한 말투에도 자신감이 엿보였습니다. 그는 “작년보다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훨씬 더 전력이 탄탄해졌다는 것은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엔 올 시즌 오재일·피렐라 등 중량감 있는 타자들이 새로 합류했습니다. 허 감독은 “현재 구성원으로 볼 때 작년처럼 많이 뛰기보다는 득점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타선 밸런스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습경기에 앞서 주장 전준우를 중심으로 롯데 선수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백넘버 51번 나승엽의 모습도 보인다. / 부산=장민석 기자

오후 12시 무렵부터 사직구장엔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경기에 앞서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주장 전준우를 중심으로 한데 모였습니다.

이날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롯데 루키 나승엽이 눈에 띕니다. 롯데 신인 야수 중 유일하게 1군에 합류한 나승엽은 스프링캠프에서 날카로운 타격을 선보이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허문회 감독은 주전 외야수인 전준우·손아섭과 함께 이날 나승엽을 선발로 내세우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결국 연습경기는 취소됐다. / 부산=장민석 기자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가 열렸습니다. 삼성이 2-0으로 앞서 나갔습니다. 1회초 무사만루에서 이성곤의 1루수 땅볼로 1점을 먼저 뽑았고 2회초 2사 2루에선 김응민이 좌전 적시타를 때리며 1점을 보탰습니다.

TV와 휴대폰 등으로 경기를 지켜본 롯데 팬들은 나승엽의 타석을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아직 나승엽은 자체 청백전 외엔 타석에 서 본적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2회말 롯데 공격이 8번 타자 김준태에서 끝나며 나승엽은 대기 타석에서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나승엽이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났다. / 부산=장민석 기자

경기 후 만난 나승엽은 아직 인터뷰가 어색한 듯 보였습니다. 취재진 질문보다 대답이 보통 더 짧았습니다. 그래도 자신감은 충만했습니다.

나승엽은 “2월은 첫 걸음을 뗀 시간이 됐다.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며 많은 걸 보고 많은 걸 배웠다”며 “오늘 다른 팀을 상대로 첫 선발로 나섰지만 특별히 긴장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학창 시절 3루수 등 내야수를 주로 봤습니다. 하지만 민병헌이 뇌 수술로 빠진 상황에서 허문회 감독은 나승엽을 외야수로 활용할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나승엽은 “손아섭 선배님이 ‘내야의 끈을 놓지 마라'고 조언하셨다. 일단은 맡겨 주시는 대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외야수 중에 활동 범위가 가장 넓은 중견수는 내야수로 따지면 유격수 같은 존재라 매력적이다. 잘 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주어진 9번 타자 자리도 나승엽에겐 어색했습니다. 학창 시절엔 거의 중심 타선에서 활약했던 선수니까요.

그는 “고교 시절 전국대회에 나갔을 때도 긴장을 하진 않았다. 긴장을 거의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프로에 와서 양현종 선배님의 공을 꼭 한번 쳐보고 싶었는데 미국으로 가셨다. 지금은 구창모 선배님의 공을 꼭 쳐보고 싶다. 좌타자로 한국 최고의 좌완 투수를 공략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이승헌. / 부산=장민석 기자

나승엽 이후엔 이승헌이 기자회견장에 등장했습니다. 이날 선발로 출격한 이승헌은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으며 2이닝 2실점으로 고전했습니다.

지난해 타구에 머리를 맞는 큰 부상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던 이승헌은 복귀 후 좋은 활약을 펼치며 롯데 마운드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습니다. 올 시즌엔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승헌은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서인지 너무 들떴던 것 같다. 체인지업이 잘 구사되지 않아 슬라이더로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말했습니다.

올 시즌 그의 목표는 부상 없이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10승 이상을 거두는 것입니다. 그는 “추신수 선배님과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영광일 것”이라며 “과감히 직구로 정면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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