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회사채 금리 들썩, 대출금리 더 오를 일만 남았다

최형석 기자 2021. 3. 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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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대출 금리 상승세 하반기 본격화"

미국 등의 경기 회복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국채 금리가 오르고 국내 국고채·회사채 등 시장 금리가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대출 금리가 뛰면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대출자들의 빚 부담이 커진다.

정작 우리나라 금리의 기준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작년 5월 연 0.5%까지 내려온 뒤 움직이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의 변화는 없는데 대출 금리만 들썩이는 것이다. 작년 8월 연 2.55%를 기록했던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달 2.83%로 0.3%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요소인 시장 금리와 가산 금리가 오르고 우대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지만 코로나 위기가 진정되고, 소비가 회복되면 기준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출 금리 상승세가 오는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이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장 금리 중에서 1년물 이내의 단기 채권 금리 상승세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하반기엔 이마저도 오르게 될 거라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국고채 1년물 금리는 0.67%로 전달(0.69%)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는 장기 금리 위주로 오르지만 하반기가 되면 단기물로도 금리 상승세가 옮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가산 금리는 오르고, 우대 금리는 내리고

대출 금리는 시중 은행에서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 등을 감안해 시장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하고 은행과의 거래 실적을 고려한 우대 금리를 빼서 정한다. 시장 금리와 가산 금리가 오르거나 우대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금리는 오른다.

시장 금리는 미 국채 금리 인상 요인 등이 반영돼 최근 중장기물(3년 만기 이상 국고채)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작년 8월 연 0.82%에서 지난달 0.99%까지 상승했다. 코로나 위기가 수그러들면서 소비 회복으로 물가가 오르면 미 연준 등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기대 심리가 시장 금리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우대 금리는 깎이고 가산 금리는 올랐다. 은행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고소득자의 부동산·주식 투자 목적 대출을 줄인다며 신용대출의 가산 금리를 올리거나 우대 금리를 깎았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대출 금리를 뜯어보면 시장 금리는 작년 6월보다 0.07%포인트, 가산 금리는 0.14%포인트 올랐고, 우대 금리는 0.2%포인트 낮아졌다.

◇금융 당국 대출 조이기도 변수 될 듯

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면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소비가 둔화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취약 차주(돈 빌리는 사람)를 중심으로 채무 부담이 커지고 주식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을 이르면 이달 중순 내놓을 계획이다. 방안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기준을 차주별로 일괄 적용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DSR은 대출 심사 시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다. 현재 은행별로 평균치(40%)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개인 차주별로는 DSR 40%가 넘는 대출도 나가고 있지만 앞으로는 개인 차주에게도 40% 기준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는 만기까지 매달 이자만 내면 되는 신용대출을 원금까지 함께 갚게 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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