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점포 늘고 원룸 '텅텅'.. 비대면 개강에 '유령도시' 된 대학가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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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개강을 하루 앞둔 1일 정오 무렵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
점심시간이지만 비가 와서인지 거리에는 지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학가가 또다시 비대면 개강을 맞이했다.
대학이 지난해에 이어 이번 학기에도 비대면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학가 원룸 임대시장도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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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환영회 등 단체 몰릴 시기
'5인 금지' 등으로 식당 파리 날려
인쇄점 등 상가마다 폐업도 속출
"학교 자주 안 가는데 월세 아까워"
자취 학생 급감.. 원룸 30% 공실
집주인 "IMF 때보다 심각" 울상
문 닫은 점포 1일 대학가인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상가 건물 안이 텅 비어있다. |
이곳에서 7년째 김치찌개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식당도 이날 기자가 방문할 때까지 손님 한 명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계산대 앞에 놓인 수기명부를 확인해보니 전날 오후 8시쯤 방문한 고객이 마지막이었다. 사장은 “대학이 개강하는 3월은 원래 대목인데 수업도 없고 5명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예약이 없다”며 “당분간 나아질 거란 기대는 안 하지만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문을 열고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학가가 또다시 비대면 개강을 맞이했다. 평소라면 학생들로 가득 찼을 거리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인근 상권은 끝이 보이지 않는 침체에 신음하고 있었다. 이번 학기 대면수업이 줄어든 탓에 원룸 등 자취방의 공실 또한 많이 늘어난 모습이었다.
전날 찾은 동대문구 경희대 서울캠퍼스 앞 상가에는 ‘임대문의’, ‘상가문의’라는 알림판이 붙은 상가가 거의 매 블록에 있었다. 양꼬치 식당, 인쇄점, 편의점 등 폐업한 업종도 다양했다. 경희대 앞에서 10년가량 술집을 운영해 온 정용혁(45)씨는 “원래 3월에는 이 주변에서 장사가 안 되는 데가 없었다”며 “이맘때면 동아리나 과에서 환영회를 열고 단체로 예약했을 텐데 지금은 폐업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대학이 지난해에 이어 이번 학기에도 비대면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학가 원룸 임대시장도 타격을 받았다. 학교에 자주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비싼 월세를 내며 방을 구할 필요가 없는 학생이 늘었기 때문이다.
연세대 인근에서 25년째 임대업을 하고 있는 강모(59)씨는 “작년 3월부터 하나씩 방이 빠졌는데 아직 새로 들어온 사람이 없다”며 “IMF 때 방이 모두 공실이었던 때가 있었지만, 그때는 1년 정도 지나 회복했다”고 말했다. 현재 강씨가 운영하는 원룸 5개 모두 공실 상태다. 경희대 주변에서 원룸 사업을 하는 70대 정모씨도 보유한 원룸 4개가 모두 비었다고 했다. 정씨는 “작년에 월세를 5만원 정도 내렸고, 최근에도 2만∼3만원 더 깎았지만 방을 보러 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했다.
세입자 구하는 자취방 지난달 28일 서울 동대문구 고려대 앞의 한 다세대주택 건물 앞에 세입자를 구하는 글이 붙어 있다. |
글·사진=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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