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배달 수수료 600원 인하".. 라이더들 "집단 휴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거리 배달 기피' 줄이기 위한 보상체계 마련한 것"
라이더들 "수수료 인하로 더 많이 일해야..안전 위협"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집단 휴무' 움직임도
라이더유니온 "정해진 기준 없어 회사 선의 기대야"
1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2일부터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기본 배달수수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인하한다. 쿠팡이츠는 라이더들의 원거리 배달 기피 사례를 줄이고자 배달 거리가 멀어질수록 배달수수료를 높이는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대신, 기본 배달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라이더들 사이에선 쿠팡이츠의 수수료 인하를 순순히 받아들일 경우, 배달의민족 등 타 배달 플랫폼들도 수수료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5일 라이더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주장과 함께 2일 하루 동안 쿠팡이츠 배달을 받지 않는 ‘단체 휴무’에 나서자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라이더는 “여러분들이 마음 모아서 딱 하루만 운행을 멈춘다면 여러분들은 기적을 볼 수 있다”면서 “음식 배달이라는 게 택배와 달라서 하루만 문제가 생겨도 그 파장은 엄청나게 커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번에도 (배달수수료 인하를)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여러분들의 수익은 한 달 기준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도 차이 날 수 있다”면서 “2일 단체 휴무를 제안한다”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동참한다”, “그날 쉬겠다”는 등 이날 오후 4시 기준 58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라이더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도 최근 쿠팡이츠 단체 휴무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히고, 단체 휴무에 참여할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서명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라이더들의 주문 수락 후 취소 사유를 살펴보니, 절반 이상이 원거리로 인한 배달취소였던 만큼, 이러한 문제점을 방지하고자 거리별 할증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라이더들이 받을 수 있는 배달수수료 범위는 2500원∼2만6000원으로 더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라이더들은 쿠팡이츠의 거리별 할증 체계 등에 대한 기준이 공개돼 있지 않고, 쿠팡이츠 측에서 배달콜을 주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이번 배달수수료 정책 변경으로 라이더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거의 없다고 반발한다. 구 팀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회사 마음”이라면서 “정해진 기준이 없어서 쿠팡이츠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 22일 쿠팡이츠에 △배달료 삭감 철회 △안전배달료 도입 △과도한 장거리배달 개선 △사유 없는 해고금지 등을 촉구하며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같은 날 쿠팡은 라이더유니온의 교섭요구 사실을 알리고, 1일까지를 타 노조도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시점으로 공고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측은 “해당 공고문 이후 현재까지 쿠팡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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