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기약 없는 전 학년 대면 수업

폴란드의 기약 없는 전 학년 대면수업 

작년 10월 이후 지속된 초등학교 4-8학년의 원격수업 

3차 대유행에 대비한 추가 제한 조치로 일부 지역에선 저학년도 원격수업으로 전환

중등졸업시험(Matura)를 앞둔 8학년 및 고학년의 수업 결손 우려 잇달아 

2월 24일(현지시각), 폴란드 보건부 장관 니엘지에스키(Adam Nieldzielski)는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고학년 및 고등학교, 대학교의 원격 수업 조치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지난 1월 18일 이후,  예외적으로 등교를 재개했던 초등학교 1-3학년 저학년의 대면 수업 조치에 대해서도 일부 행정구역에서는 다시 원격 수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폴란드 학생들의 전 학년 대면 수업이 기약 없이 연기되었다. 

앞서 2월 마지막 주로 예정된 폴란드 정부의 방역 조치 변경 발표를 앞두고, 과연 3월에는 모든 초등학생이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지 교육종사자 및 학부모, 학생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영국발 및 남아프리카 공화국 변이 바이러스가 폴란드 국내에서 보고되는 사례가 늘었고, 확진자가 급증하며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는 조짐이 두드러지자 오히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도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었다. 이로써 전 학년 교육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 학년 대면 수업을 위한 규제완화는 일부 후퇴하는 양상을 띄게 되었다. 

폴란드 정부의 추가 제한 조치 공식 발표가 있기 전날, 폴란드 국내 일일 확진자는 만 이천 명에 육박했으며, 이는 전날 일일 확진자에 비해 하루 만에 3천 명 이상 증가한 통계치였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도 원격 수업으로 전환된 바르민스코 마주르스키에(Warmińsko-mazurskie) 주의 경우에는 전날에 비해 2배가 급증한 확진자 숫자를 보고하였다. 이에 폴란드 보건국은 “3차 대유행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현재 국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숨길 이유가 없다”며 당분간 교육, 문화 및 경제 분야에서의 여러 제한 조치가 지속될 것을 예고하였다. 

25일 니엘지에스키 보건부 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한 인터뷰에서 “3월 말, 부활절 이후에야 대면 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부가 계획한 방역 조치가 성공을 이루었을 때의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더불어 같은 날, 폴란드 교육과학부 장관 프셰미스와프 차르네크(Przemysław Czarnek)도 “현재로서는 눈에 띄는 확진자 감소세가 보여야만 다시 학교의 문을 열 수 있다”며 "방역 조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대입시험을 앞둔 고등학생들과 올해 봄 중등졸업시험(Matura)을 앞둔 8학년 학생들이다. 이미 장기간 지속된 원격 수업으로 핵심 교육과정을 예년처럼 효율적으로 학습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는 가운데, 올해 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의 학습 결손이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는 염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폴란드 교육과학부는 올해 중등졸업시험은 난이도와 시험 범위에서 상당수 변동이 있을 것이며 최대한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앞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 대한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할 수 없어 교육종사자 및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 = 주정현 글로벌 리포터 seluetia@gmail.com

■ 필자 소개

바르샤바 한글학교 교사

C-program 해외특파원

프리랜서 작가 brunch.co.kr/@seluetia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