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발 도와달라" 미얀마의 호소, 국제사회 응답해야

한겨레 2021. 3. 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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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28일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선 시민들에게 발포해 최소 1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치는 참극이 벌어졌다.

군부의 총칼에 맨주먹으로 맞서는 미얀마 시민들에겐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미얀마 시민들은 이날을 '피의 일요일'로 명명하고, 시민들이 숨지거나 부상당한 사진과 영상 등을 에스엔에스로 공유하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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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2차 총궐기가 있었던 지난 28일(현지시각) 북동부 샨주 타웅지에서 경찰이 반쿠데타 시위 참가자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타웅지/AFP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28일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선 시민들에게 발포해 최소 1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치는 참극이 벌어졌다. 쿠데타로 민주주의를 유린한 데 이어 저항하는 시민들의 목숨마저 잔인하게 앗아간 군부의 잔혹한 유혈 진압에 분노를 누를 길이 없다. 미얀마의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는 지금까지 약 30명이 사망하고 1천명 이상 체포됐다고 한다. 군부의 총칼에 맨주먹으로 맞서는 미얀마 시민들에겐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전세계가 미얀마 군부를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제재에 나서야 한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양곤, 만달레이, 다웨이 등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쿠데타 반대 제2차 총궐기 시위를 무장 경찰과 군인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시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경찰은 짧게 호루라기를 한 차례 분 뒤 곧바로 실탄 사격에 들어갔다고 한다. 양곤의 한 현지 교민은 <한겨레>에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조준사격을 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이날을 ‘피의 일요일’로 명명하고, 시민들이 숨지거나 부상당한 사진과 영상 등을 에스엔에스로 공유하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립과 절망 속에서도 항쟁을 멈추지 않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에게 깊은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함께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군부에 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유럽연합 차원의 제재가 임박했음을 내비쳤고, 쿠데타 주도 세력의 미국 내 자산 동결과 입국금지 조처를 내놓았던 미국도 추가 제재 방침을 시사했다. 미얀마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는 유엔 결의 등 더욱 과감한 대응을 신속하게 내놓을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도 적극 동참하기 바란다.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장갑차, 소총에 대검을 장착하고 조준 자세를 한 군경 등 지금 미얀마의 모습은 1980년 5월의 광주를 떠올리게 한다. 아픈 역사를 딛고 민주화를 이룬 한국이 미얀마 시민의 간절한 호소에 응답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어 “민주적이고 평화적으로 미얀마의 헌정질서가 조속히 회복되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질적인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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