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초등학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논란.."아이들 성장에 부정적" 학부모 반발

천준모 2021. 3. 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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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이후 스위스 내 학교에서 수차례 신종 코로나 발발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점차 초등학생 마스크 규정의 필요성이 증가

현재까지 26개 주 가운데 6개의 주가 초등학생 마스크 의무화 규정을 적용

어린이들도 쉽게 감염시킨다고 알려진 변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스위스 내 초등학생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논쟁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지난 1월 말, 그라우뷘덴 주의 아로사의 한 초등학교에서 신종 코로나의 감염자가 다수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스위스의 일부 주들이 점차 초등학교의 고학년(10세에서 12세까지) 학생들에게 교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시키는 규정을 적용시키고 있다. 

스위스의 일부 학부모들은 어린이들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가 아이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믿고 있다. 스위스의 학부모 월간지 Wir Eltern은 “아이들의 언어 학습은 귀를 통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사람의 표정과 입주변을 관찰함으로써 이루어지며,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는 아이들의 언어습득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2020년 11월, 장크트갈랭 주가 고등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을 적용시키자,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이 장크트갈랭 주의 교육 책임자를 UN아동권리협약 및 제네바 협약을 침해한다는 명목으로 형사고발한 바 있다. 이달 초, 장크트갈랭 주의 교육부 기관장 슈테판 쾰리커(Stefan Kölliker)는 “전염성이 높은 신종 바이러스를 논하며 학생과 교사, 부모들을 지나치게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며 초등학교의 마스크착용 의무화에 대한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 1월 20일 바젤-란드샤프트 주는 스위스의 26개 주 가운데 가장 먼저 초등학생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시켰으며, 이에 대해서도 일부 학부모들이 주법원에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부 학부모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초등학생의 마스크 의무화는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스위스 주 교육감 회의 의장인 질비아 슈타이너(Silvia Steiner)는 최근 SRF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의무화는 이상적인 상태는 아니지만, 학교에 더 이상 갈 수 없게 되는 것보다는 낫다”라며 “현재로서는 소수의 학부모들만이 마스크 의무화에 저항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으며,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학교가 문을 닫는 일은 막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2020년 11월에 이미 초등학생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한 바 있는 스위스 소아학 전문가 협회(Fachgesellschaft Pädiatrie Schweiz)와 스위스 소아과의사 협회(Berufsverband Kinderärzte Schweiz)  역시 이달 초 “역학적 상황이 요구되는 주에 한해서” 초등학교의 마스크 사용을 권장한다고 밝히며 입장을 전환했다. 

©게티 이미지

현재 스위스의 26개 주 가운데, 바젤-란드샤프트와 졸로툰, 베른, 취리히, 그리고 그라우뷘덴 주에서 초등학교 마스크 규정이 존재하며, 가장 최근에는 2월 22일 아르가우 주에서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에 한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었다. 스위스 내 초등학교 마스크 규정은 현재까지 청소년과 어린이의 사이에 해당한다고 보는 고학년(4~6학년)에게만 적용되고 있으며 저학년의 마스크 착용 규정은 논의된 바 없다. 

그러나 주마다 각기 다른 초등학생의 마스크 규정은 혼란을 불러일으키며,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음이 여러 차례 지적되고 있다. 교사 협회의 부회장 사무엘 칭(Samuel Zingg)은 “만약 서로 다른 주에 속한 두 이웃 자치시에 완전히 다른 규칙이 적용된다면 이것은 중재의 어려움을 야기시킨다”라고 말했다. 또한 스위스 일간지 NZZ은 2월 중순 한 논평에서, 여러차례 학교에서 코로나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방공중보건국(BAG)은 의도적으로 논쟁을 끝냈다고 주장한다”라고 논하며 연방정부가 상황 개선을 위한 적극적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스위스 아라우 = 천준모 글로벌 리포터 junmo.cheon@uzh.ch

■ 필자 소개

취리히 대학교 정치학 석사 과정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해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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