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 다음은 대만"..군사훈련 강화하며 파상 공세
중국이 최근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대만산(産) 파인애플 수입을 중단하는 등 대만에 파상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작년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홍콩 문제를 일단락 지었기 때문에 이제 또 다른 핵심 사안인 대만 문제에 집중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도 대만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중국으로선 미국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차단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최고 정책 자문 기관) 기관지인 ‘인민정협보’는 지난 27일 “대만 민진당의 헌법 수정을 자세히 지켜보고 있다”며 “(대만이 독립을 추구할 경우) 즉각 국가분열방지법을 가동해 대만 통일을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지난주 개회한 대만 국회는 소위를 만들어 헌법 개정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당장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도 않았는데도 혹시나 대만이 독립 관련 내용을 헌법에 넣을까 봐 중국이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엄포를 놓는 것이다. 대만 언론 연합보는 “영토 변경, 국호 변경 등 민감 문제는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중국 매체들은 반중 성향이 강한 대만 집권 민진당이 독립을 위해 개헌 요건을 완화하려는 것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경제와 군사적인 압박 수위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유해 생물이 검출됐다며 1일부터 대만 파인애플 수입을 중단했다. 대만 파인애플은 90%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된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부총통, 행정원장(총리)이 지난 28일 파인애플 생산 농가를 방문해 “일본 등 16국이 수입하고 있는데 대륙(중국 본토)만 수입을 중단했다”며 중국을 비난했다.
중국 남부 하이난 매체인 ‘국제여행도상보’ 산하 소셜미디어 계정은 중국군이 지난 19~25일 대만 서남부 공해에서 집중적으로 훈련을 벌여 대만군을 지치게 하는 ‘소모전’을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CCTV도 중국군 동부 전구(戰區)가 공해상에서 실탄 폭격을 포함한 군사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중국이 대만 압박을 강화하는 것은 내년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전에 ‘대만 독립’ 가능성을 억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환경을 만들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홍콩, 대만, 남중국해 등을 ‘영토 수호’ 차원에서 최우선 문제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홍콩에 대한 직접 통제를 강화하자 대만에서는 오히려 “홍콩처럼 될 수 없다”며 독립 지지 여론이 커지는 등 중국 당국의 의도와 정반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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