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현장리뷰]찬 봄비에 식은 골감각, 성남-제주 득점없이 무승부

1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개막전에서 성남FC 박용지와 제주유나이티드 권한진(왼쪽부터)이 공중볼 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차디찬 봄비에 선수들의 골 결정력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레드카드도 한 장 등장한 '우중혈전'이었지만, 아무도 이기지 못했다. 성남FC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K리그1 개막 맞대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성남은 1일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개막전에서 올 시즌 K리그1으로 승격한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했다. 공교롭게도 제주의 사령탑은 2년전까지 성남을 맡았던 남기일 감독이었다. 지난 2018년 성남 지휘봉을 잡아 팀을 K리그1으로 승격시킨 남 감독은 2019시즌 잔류에 성공했으나 시즌 후 지휘봉을 내려놨다. 지난해 K리그2로 강등된 제주 감독으로 부임해 한 시즌만에 K리그2 우승으로 다이렉트 승격을 이뤄낸 뒤 다시 성남 탄천구장으로 돌아온 것. 그래서 이 매치를 '남기일 더비'라고 부르는 이도 있었다. 남 감독은 경기 전 "감회가 새롭다"면서 "성남이 역습으로 나올 것 같다"는 전망을 했다.

남 감독의 전망은 정확히 맞았다. 하지만 그가 들고 나온 대응책은 잘 통하지 않았다. 성남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대응하기 위해 제주는 초반부터 강하게 공세를 몰아쳤다. 이날 제주는 3-4-3 포메이션으로 공민현과 주민규, 이규혁으로 스리톱을 세웠다. 미드필더 정우재, 이창민, 여 름, 안현범에 이어 수비는 정 운과 권한진 김오규의 스리백이었다. 골키퍼는 오승훈이었다.

이에 맞서는 성남은 3-1-4-2로 나왔다. 박용지와 홍시후가 투톱이었다. 중원에 박수일 김민혁 이재원 이태희가 섰고, 수비형 미드필더 이규성이 뒤로 나왔다. 스리백 리차드 마상훈 이창훈, 골키퍼 베테랑 김영광이었다.

초반부터 제주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슛을 날렸다. 3분만에 이창민이 김영광의 킥 미스를 놓치지 않고 슛을 날렸다. 빗나갔다. 제주는 계속해서 정우재 이규혁이 슛을 날렸다. 압박이 잘 통하는 듯 했다. 그러나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성남은 전반 21분에야 이규성의 첫 슛이 나왔다.

성남도 공격의지를 보였다. 전반 30분에 홍시후를 빼고 장신 뮬리치를 투입했다. 그러나 공이 전방으로 잘 연결되지 않았다. 흐지부지 전반이 0-0으로 끝났다.

후반 초반 다시 제주가 슛 세례를 퍼부었다. 그러나 김영광의 눈부신 선방쇼만 부각됐다. 후반 3분 이창민, 11분 주민규, 15분 이동률 19분, 김오규의 슛이 빗나가거나 김영광에게 막혔다.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26분 제주 진성욱이 공중볼 경합 때 마상훈과 충돌하며 팔꿈치를 썼다. 경고가 주어졌다가 비디오판독(VAR) 이후 레드카드로 바뀌었다. 성남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강하게 압박하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뮬리치의 큰 키를 이용한 크로스, 리차드의 공격가담, 전승민의 슛이 제주 문전을 계속 위협했다.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4분은 금세 사라졌다. 전광판의 스코어는 킥오프 전과 같았다.

성남=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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