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말하고 싶었던 가족이야기"..세계가 뭉클
낯선 땅 뿌리 내린 한인가정
윤여정 등 배우 앙상블 호평
작년 봉준호 '기생충'처럼
각종 영화제서 상 휩쓸어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 감독이 연출하고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제작한 미국 영화이지만,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에 따라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미나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에 정착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엄마 순자(윤여정)가 한국에서 건너온다. 서로 갈등하면서도, 또 의지해가면서 가족은 점차 낯선 땅에 발을 붙여가는 얘기를 담담하게 풀어간다. 스티븐 연·한예리·윤여정·앨런 김 등 주요 배우 네 명의 앙상블이 호평을 받았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한 명의 주인공이 독주하는 다른 작품과 달리 각자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루며 영화의 여백을 채워주는 게 미나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들 사이에서는 조연이지만 주연만큼 존재감 있는 윤여정의 연기가 특히 돋보인다. 윤여정은 지금까지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26개 연기상을 받았고,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윤여정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 1위로 꼽기도 했다.
특히 현지에서는 미나리의 오스카상 다수 수상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아카데미에서 작품·감독·국제영화·각본상 등 4관왕을 석권했던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수상 경로를 따르고 있어서다. 김 영화평론가는 "시카고·보스턴·뉴욕 등 주요 지역을 비롯한 미국 각지의 영화비평가협회에서 미나리 호평이 압도적이었기에 '골든글로브' 수상은 예견된 결과였고, 오스카에서도 2~3개 부문 수상을 노려볼 만하다"고 전했다. 아카데미는 4월 15일 후보 발표에 이어 4월 25일 시상식을 개최한다.
오스카상 수상과 상관관계가 높다고 알려진 미국배우조합(SAG)과 미국영화연구소(AFI)에서 인정받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미나리는 미국배우조합에서 앙상블상(출연진 전원에게 주어지는 상),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총 3개 부문 후보로 지명돼 다음달 4일 열리는 시상식을 앞두고 있다. 미국배우조합상은 수상작 선정에서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와 유사성이 높아 '미리 보는 오스카'로 통한다. 기생충이 지난해 여기에서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탔다. 지난해 기생충에 특별상을 준 미국영화연구소(AFI)도 미나리를 2020년 10대 영화로 꼽았다. 이 밖에도 미나리는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70여 개의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앞서 '미나리' 주요 대사가 영어가 아닌 한국어란 이유로 작품상이 아닌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로만 지명돼 '인종차별' 논란을 겪은 것도 기생충의 전화위복을 연상시킨다. 봉 감독은 2019년 미국 연예매체 '벌처'와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한국 영화의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오스카 지명이 없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차별적 질문에 "오스카는 국제 영화제가 아니고 지역 행사일 뿐"이라고 응수해 화제가 됐다. 정 감독은 최근 한국 언론 간담회에서 "영화는 가족이 겪는 갈등과 고충,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함께 헤쳐 나가는 모습 등 보편적인 인간관계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3일 국내 개봉.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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