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반감기 30년 '세슘'..미생물 넣으니 108일로 '뚝'

이종화 2021. 3.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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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제거 미생물 개발
코엔바이오 염규진 대표
11종 미생물 국내특허 승인
美日中 등 전세계 특허출원
자연환경·발효식품서 발견
유전자 조작없어 인체 무해
방사능 차폐 미생물도 개발
"30여 년이 소요되는 방사능 오염물질 반감기를 108일로 줄일 수 있는 11종의 미생물 특허를 승인받았다."

방사능 오염을 제거할 수 있는 미생물을 개발한 코엔바이오의 염규진 대표는 "이번에 특허를 받은 미생물은 방사능 오염물질 제거 효과가 크다"며 "이들 미생물은 모두 자연환경과 발효식품에서 발견한 것으로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아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코엔바이오는 지난달 1일 국내에서 이들 11가지 미생물에 대한 특허를 승인받았다. 염 대표는 "현재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시장 등에 국제특허 신청을 완료했고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전 세계적으로 특허를 승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염 대표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때 유출된 방사능 물질인 세슘은 자연상태에서 약 30년의 반감기를 갖지만 코엔바이오 미생물은 이를 108일 정도로 줄여줄 수 있다"며 "현재 세슘에 대해서만 실험을 완료했지만 이론적으로 우라늄, 플루토늄 등 다른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염 대표는 "실험 수준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미생물이 세슘을 얼마나 줄여주는지 보기 위해 후쿠시마 현장 실험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감기는 방사능 물질이 원래 수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세슘의 경우 30년이 지나면 방사능 물질 절반이 비방사능 물질인 바륨으로 변한다.

염 대표는 "미생물이 방사능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효과를 내는 것은 '생존 본능' 때문"이라며 "방사능이 유출된 환경은 미생물 입장에서도 살기 어렵기 때문에 미생물이 생존을 위한 유전자 반응을 하는 과정에서 방사능 물질을 비방사능 물질로 빨리 변하게끔 하는 효소를 뿜어낸다"고 설명했다. 미생물이 뿜어내는 효소가 방사능 물질과 반응하면서 비방사능 물질로 변화한다는 게 염 대표의 얘기다.

염 대표는 "심각한 방사능 오염을 겪은 체르노빌도 당시 100년간 풀 한 포기 못 자란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15년 만에 풀이 다시 자랐다"며 "미생물들이 체르노빌에서 열심히 일해 방사능 오염을 줄이고 풀을 위한 영양분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원전 사고 현장 외에 코엔바이오 미생물은 원전 해체 사업에도 사용될 수 있다. 염 대표는 "원전 해체 시장은 2040년까지 국내 5조원, 전 세계 55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원전 해체 시장의 가장 큰 부분이 방사능 폐기물 처리인데, 여기에 코엔바이오의 미생물이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 대표는 "코엔바이오는 기존 방식과 달리 오염수 자체에 미생물을 풀어 방사능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영 중인 원전의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방폐장)도 미생물 활용 대상이다. 염 대표는 "방사능 세기가 상대적으로 낮은 저준위 및 중준위 폐기물에 미생물을 풀어 빠르게 일반 폐기물로 만들 수 있다"며 "코엔바이오 미생물을 쓰면 새 방폐장을 지을 필요가 없게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염 대표는 "방사능을 차폐하는 미생물에 대한 특허를 우리나라 및 전 세계 국가들에 출원한 상태"라며 "미생물을 벽에 발라 방사능을 차단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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