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평 대지위에 펼쳐진 대작가의 50년 회고전
양평의 주변 경관과 잘 어우려져 아래에서 보면 마치 허공으로 뛰어오르는 듯하다. 이 작품은 고정수 작가가 지난 1981년 국전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아빠곰과 엄마곰, 아기곰 세마리.
보기만해도 정겨운 곰 가족이 잔디밭 위에 우뚝 서 있다.
이번 전시는 고 작가가 지난 50여년동안 제작한 초기 작품부터 신작까지 모두 아울러 선보인다.
초·중반기 고 작가가 집중했던 여체 조각과 십여 년 전 시작한 곰 조각 시리즈 등이다. 고 작가는 후덕하고 인자한 모성을 지닌 여성들을 편안한 표정과 자연스러운 형태로 조각해 여체 조각의 선구자로 불리고 있다. 부드러우면서 역동적인 여인들의 모습은 힘이 있고 밝은 기운이 넘친다.
'여체'처럼 볼륨이 있으면서도 밝고 부드러운 공통점을 지닌 곰 조각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곰 조각은 대부분 뛰어노는 모습이다. 말뚝박기 하는 모습, 줄다리기 하는 모습 등 귀여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공기 조형물인 곰 작품들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1998년 제작 당시 김 추기경이 미국에 계셔서 사진 100장과 주변 성직자 등을 직접 만나 고증을 거쳐 제작했다. 이마의 흉터와 눈썹, 귀 모양, 그리고 추기경의 묵주와 시계까지도 완벽히 표현해 실물에 가까운 모습이다. 고 작가는 "마음이 울적할 때는 같이 기도하며 마음을 다스린다"고 했다.
고 작가는 28세에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교수가 됐지만 41세에 안정된 교수직을 버리고 '전업 작가'의 길로 다시 나선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그는 "몸뚱아리라는 실체가 중요한 것이지 몸에 걸치는 옷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예술가는 실체가 단단히 형성돼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고민과 갈등 끝에 아내의 격려에 힘입어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인천 출신인 고 작가는 최근 인천시에 시가 16억원 상당의 작품 40점을 기증하기도 했다. 그는 "아내와 사진작가인 아들 고상무가 기꺼이 기증하라고 동의해줘 기증하게 됐다"고 전했다.
2천평 대지 위의 6개 전시장을 채우는 일도 칠순 넘은 노(老) 조각가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준비 기간도 일년이나 됐다. 13년 전 양평에 둥지를 튼 고 작가는 지난해 우연히 카포레에 초대를 받게 됐고 멋진 공간에 반해 단박에 김정숙 대표에게 요청했고 쾌히 승낙을 받게 됐다.
6개의 전시장과 남한강의 수려한 풍광을 갖춘 카포레는, 장동건·고소영 주택으로 '세계건축상'을 받은 곽희수 건축가가 설계한 명소다. 야외에 설치된 작품은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포토존으로도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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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곽인숙 기자] cinspa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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