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필수앱 MS엑셀.구글캘린더..'이 앱' 하나로 다 열려요

신현규 2021. 3. 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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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는 지금 업무용 소프트웨어 '통합' 붐
韓 창업자들이 만든 '스윗'
이달말까지 구글·MS 연동
앱에서 버튼 몇 개 누르면
영상회의·메신저까지 이용
호환성 탓 파편화됐던 SW
한 제품서 연동되게끔 진화
시스코·세일즈포스·어도비
M&A로 기능 극대화 활발

◆ MK 인더스트리 리뷰 ◆

회사 업무를 보기 위해 메신저 프로그램을 열었다가, 이메일을 실행시켰다가, 워드프로세서를 열었다가, 캘린더를 열었다가, 영상회의까지 하다 보니 대체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었던 건지 정신줄을 놓아버린 일이 있지는 않은가? 너무나도 많은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나와 있는데 업무 상대방이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쓰다 보니 창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작업에 휩쓸려버린 경험이 있지는 않은가?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업무용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이처럼 개인들이 너무 많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써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쉽게 말해 자신의 회사 소프트웨어 하나만 실행시키면 다른 것들은 자동으로 알아서 실행되게끔 연동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 하나의 사례가 한국 창업자들이 실리콘밸리에 만든 회사 '스윗테크놀로지스'가 내놓은 메신저·업무관리 소프트웨어 '스윗'이다. 이주환 스윗 최고경영자(CEO)는 매일경제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365', 구글의 '워크스페이스'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 패키지들이 모두 3월 말까지 스윗과 연동될 예정"이라며 "MS·구글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함께 묶어 기업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든 협업용 소프트웨어 제품은 없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은 '스윗'이라는 메신저·업무관리 소프트웨어를 열어 이메일, 파일 저장 공간(클라우드), 캘린더, 영상회의, 각종 문서 작성, 조직관리 등 오피스365나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들어 있는 핵심 기능을 '스윗' 앱 안에서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스윗은 자체 내부 앱스토어를 통해 지메일과 구글드라이브를 연동시켜뒀고 3월 말까지 구글 캘린더, 구글미트(영상회의), 구글독스(워드프로세스)를 연동할 계획이다. 또 3월 말까지 MS의 아웃룩 이메일, 캘린더, 원드라이브, MS팀즈 영상회의, MS워드, MS엑셀 등도 연동시킬 예정이다. 이 CEO는 "구글이나 MS도 메신저 및 업무관리 기능이 없지는 않지만 스윗의 경우 기업고객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도록 특화돼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구글·MS와 연동해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스윗뿐만은 아니다. 파일 저장 회사인 박스(Box)는 각종 문서와 영상회의 소프트웨어를 자체 플랫폼에 통합시켰다. 웹엑스(Webex)라는 영상회의 제품을 만드는 시스코도 MS의 문서 도구를 자사 제품에 연동시켰다. 지투 파텔 시스코 총괄임원은 "과거에는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한 회사에서 하나의 소프트웨어 제품만을 사다가 썼다"며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많은 소프트웨어가 나와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호환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여러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협력해 서로 연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비자들을 위하는 길이라는 얘기다. 파텔 총괄임원은 "우리 목표는 호환이 되든, 안 되든 일단 우리 제품과 타사 제품을 연동시키고 보는 것"이라며 "시장에서 고객들이 기대하는 바는 하나의 제품만 써도 모든 업무가 그 안에서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실제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소프트웨어만 쓰면 되도록 편리하고 익숙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는 디지털 업무용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통합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어도비가 마케팅 회사 직원들을 위한 업무관리 시스템 소프트웨어 회사인 '워크프런트'를 인수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지난 1월 말에는 디지털 업무 공간을 제공하는 회사 '시트릭스'가 또 다른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 회사 '라이크(Wrike)'를 22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세계 최대 고객 관리 소프트웨어 회사인 세일즈포스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에 있는 메신저 회사 '슬랙'을 인수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각자 가지고 있던 소프트웨어들을 연동시켜서 고객(기업 내에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임직원)들이 앱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불편함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UC어바인에서 컴퓨터공학·경영학을 동시에 가르치고 있는 멜리사 마즈마니안 교수는 "더 많은 소프트웨어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서 커뮤니케이션이 더 전략적이거나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지금의 협업 도구들이 파편화돼 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많은 기업이 나서고 있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무용 협업 소프트웨어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줌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상승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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