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속옷 다 나갔어요".. 여의도 '더현대서울' 비오는데도 사람들 북적

이선목 기자 2021. 3. 1. 16: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일절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서울 여의도 한복판은 차로 꽉 막힌 모습이었다. 지난달 26일 공식 개관한 더 현대 서울을 방문하려는 차량들이 이어진 것이다. 백화점 주차요원들 10여명이 우비를 입고 나와 교통정리에 애쓰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백화점 앞 버스정류장이 차량 행렬에 막히면서 승객들은 도로 한가운데서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었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 현대 서울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선목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1)씨는 "버스를 타고 왔는데 두 정류장 전부터 길이 막혀서 무슨 일인가 했다"며 "개관한지 좀 지나기도 했고 비가 와서 사람이 덜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차가 너무 많아서 놀랐다"고 했다.

매장을 둘러보는 방문객들은 가족 단위나 연인 등 다양한 구성이었다. 연령대 역시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었다. 방문객들은 각 매장을 둘러보거나 백화점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촬영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 현대 서울에 방문객이 북적이고 있다. /이선목 기자

특히 매장 곳곳의 긴 줄이 눈에 띄었다. 지하 1~2층과 5~6층에 있는 카페와 식당을 비롯해 더 현대 서울의 휴식 공간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마련된 테이블에서는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1층 명품 매장을 비롯해 가구 매장과 LG전자, 삼성전자 등 전자제품 매장 앞에도 방문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졌다. 침대 브랜드 시몬스 매장 관계자는 "개장을 기념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특히 신혼부부의 상담이 많았다"며 "그래도 줄을 두 줄로 서던 어제보다 오늘은 덜한 편"이라고 했다.

더 현대 서울의 전자제품 매장 앞에 방문객의 대기 줄이 길게 세워져 있다./이선목 기자

전자제품 매장 앞에 줄을 선 한 방문객은 매장 직원을 향해 "상담 차례를 기다린 지 벌써 30분이나 지났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매장 직원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매장 입장 인원을 50팀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상담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더 현대 서울 프리미엄 스토어 그랜드 오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가장 붐빈 곳은 5~6층이었다. 더 현대 서울의 인기 매장으로 통하는 커피 매장 ‘블루보틀’에는 50여명이 넘는 고객이 줄을 서 있었다. 이 밖에 레고스토어와 한국판 아마존고(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 등에도 고객들의 대기가 이어졌다. 일부 매장들은 입구에 마련된 기기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으로 차례를 안내하고 있었다. 대부분 인기 매장의 경우 대기자는 수십명에 달했다.

더 현대 서울 5층 ‘블루보틀’ 매장과 1층 전시 공간 앞에 방문객이 북적이고 있다. / 이선목 기자

백화점 곳곳에 마련된 전시 공간도 북적였다. 1층에 있는 영국 디자이너 듀오 ‘스튜디오 스와인’의 작품 ‘스프링 포레스트(New spring forest)’ 앞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고객의 줄이 이어졌다. 거울 벽면으로 막아놓은 별도 공간에 비눗방울을 떨어뜨리는 기둥을 세워 놓은 공간으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또 6층 복합문화공간 알트원(ALT.1)에서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회고전 ‘앤디 워홀-비기닝 서울’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관 앞에 대기줄이 세워지지는 않았지만, 방문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더 현대 서울 3층에 마련된 속옷 코너. 현재 전시된 제품은 빨간 속옷이 대부분이다. /이선목 기자

백화점 개관 때마다 인기를 끄는 ‘빨간 속옷 존’도 눈길을 끌었다. 현재 더 현대 서울 3층 한 코너에 마련된 속옷 매장은 빨간 속옷으로 도배가 됐다. ‘백화점 개업 시 빨간 속옷을 사면 행운이 따른다’는 속설에 따라 많은 소비자가 빨간 속옷을 찾기 때문이다. 속옷 브랜드 비비안에 따르면 2000년 부산의 롯데백화점 광복점 개장 때는 개장 이후 일주일간 빨간 속옷이 17억원어치 팔리기도 했다. 한 속옷 브랜드 직원은 "아무래도 백화점 개관 때에는 빨간 속옷이 잘 나간다"며 "지금도 인기 모델의 경우 사이즈가 하나씩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도 많다"고 했다.

한편 일부 방문객은 더 현대 서울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두고 ‘방역 구멍’을 우려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 주민 이모(30)씨는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백화점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며 "특히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거나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