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내달 아카데미상서도 수상 기대감 높아져
[경향신문]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담은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사진)가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미국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지난달 28일 오후(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미나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이야기로 재미교포 2세인 정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이민자 가족이 미국에서 경험하는 보편적 현실을 섬세하게 그려 호평을 받았다. 이날 딸과 함께 영상에 등장한 정 감독은 수상 소감을 통해 “<미나리>는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 가족은 그들만의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한다”면서 “그것은 어떤 미국의 언어나 외국어보다 심오한 마음의 언어이며, 나도 그것을 배우고 물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정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영화사 플랜B가 제작한 미국 영화지만,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영화로 분류하는 HFPA 규정에 따라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AP통신은 이날 HFPA가 “비영어권 대사 때문에 <미나리>의 작품상 수상 자격을 박탈해 비판을 받았다”며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빛낸 사실상의 ‘우승작’ 가운데 하나로 <미나리>를 꼽았다.
이번 골든글로브 수상으로 다음달 25일 발표될 아카데미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제36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미나리>는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주목받았고,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2020년 ‘10대 영화’ 중 하나로 꼽히며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딸 가족을 따라 이주한 할머니 ‘순자’ 역을 연기한 배우 윤여정은 북미에서만 여우조연상 26개를 휩쓸었고, 아카데미에서도 강력한 여우조연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다음달 4일 열리는 미국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도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윤여정)을 비롯해 최고상인 앙상블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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