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오르는 실손보험료..전문가들 "'갈아타기는' 위험, 재가입안 될 수도"
[스포츠경향]
‘서민 건강의 보루’로 불리는 실손보험료에 3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이 누적 반영되면서 갱신 시 100% 넘게 증가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3∼4월 ‘1세대’ 구(舊)실손보험료 갱신을 앞두고 기존 보험료의 3배에 이르는 보험료 안내를 받은 가입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보험업계(우정사업본부 포함)가 올해 구실손보험료 인상률을 17.5∼19.5%로 결정하고 갱신 대상 가입자들에게 안내문 발송을 시작했다.
구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팔린 상품으로 지난달 현재 약 870만명(870만건)이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5개 주요 손해보험사 중에는 KB손해보험의 구실손보험료 인상률이 19.5%로 가장 높다. 이어 삼성화재(18.9%), 현대해상(18%), DB손해보험(17.5%) 순. 메리츠화재 역시 삼성화재와 유사한 약 19%를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구실손보험은 2018년을 제외하고 2017·2019년에 10%씩 인상됐고, 지난해에도 평균 9.9%가 올랐다.
구실손보험료가 사실상 3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인상이 적용되면서 올해 3∼5년 주기로 갱신을 맞은 가입자들은 대체로 50% 이상 보험료가 오르게 됐다. 특히 연간 인상률과 별개로 평균 의료 이용량 증가에 따라 보험료가 오르게 되는 50∼60대는 일반적으로 갱신 인상률이 100%를 넘어선다.
예로 대전에 사는 김모씨(52)의 경우 이달까지 보험료는 2만4250원이었지만 최근 보험사로부터 받은 갱신 보험료는 8만2870원. 종전의 3배가 훌쩍 넘는 액수다. 김씨는 “상품 설계가 잘못돼서 보험료를 올리더라도 어느 정도 선을 지켜야지 이런 식의 인상은 날강도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구실손보험의 보험료가 크게 인상되면서 월 납입 보험료가 조금이라도 저렴한 보험으로 바꾸는 이들 역시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경우 더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가입이 오래된 상품일수록 보장 범위가 넓고 자기부담금이 적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면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질병이 있어 병원 치료를 많이 받는 가입자라면 기존 실손보험을 해약하지 말고 그대로 유지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이어 금융소비자연맹은 “갱신 보험료 부담으로 4세대 상품에 가입하려다가 연령이나 건강 상태를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다”면서 “기존 보험을 해약하기 전 현재 판매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지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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