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회장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 완전 무산 아니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2021. 3. 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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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집무실에서 인터뷰하며 체육계의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지난 25일,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유치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호주 브리즈번을 우선 협상지로 결정한 하계올림픽미래유치위원회의 권고를 승인했다는 것이다. 남북 공동올림픽 개최는 과연 완전히 물 건너간 걸까.

공교롭게도 그 뉴스가 나오기 이틀 전인 지난 23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6)과 인터뷰를 했다. 지난 19일 취임식을 갖고 두 번째 맞는 4년 임기의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과 과제들을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현 IOC위원이기도 한 그는 이 자리에서 많은 시간을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와 관련한 언급에 할애했다. 요점은 ‘북측과 함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 IOC에 내야 하지만, 북측에서 아무런 답변이 없어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서류 만들어 (IOC에) 제출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고 있다. 북측과 유치신청서를 공동으로 냈기 때문에 우리 혼자서 계획서를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고 나서 공동유치가 어려워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의 지적대로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기흥 회장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지난 26일 통화에서 “우리가 (개최지 결정) 대상에서 완전히 빠진 것은 아니다”라며 “남북은 지속협의대상국”이라고 말했다. 협상의 여지가 남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북한이 오는 7월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면 그때 만나 논의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오는 10월 20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제25차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총회 때 전세계 IOC 위원이 참가하는데, 이들과 만나 심도있게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이 지난 23일 인터뷰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기흥 회장은 지난 1월 치러진 선거에서 일선 체육인들의 뜨거운 지지 속에 과반에 육박하는 득표(46.4%)를 하며 재선에 성공했지만 그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10월 ANOC 총회에 이어 2024년에는 강원 동계유스올림픽이 예정돼 있다. 이런 굵직한 행사 말고도 스포츠 폭력·비리 근절과 인권 문제, 체육인들의 처우 개선 등 적잖은 과제들이 그의 앞에 놓여 있다.

이기흥 회장은 “이 자리가 굉장히 ‘핫’한 자리”라며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 시작하는 이번 임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는 큰 틀에서 3~4가지 계획을 우선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다. 이를 위한 TF도 만들고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해 입법화 작업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협의하고 문제가 있으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이 회장이 1순위로 꼽은 현안은 바로 체육 관련 직업군을 ‘안정된 자리’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학교 및 생활체육지도자, 전문 체육지도자의 수를 늘리고 이들이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스포츠토토로부터 배당받는) 국민체육진흥기금 비율을 현 28%에서 50%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토토수익금 배분안을 개정해달라는 청원을 하려고 220만명의 서명을 받아놨다. 올해 중으로 (법안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협력이 절실하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기흥 회장 체제’가 정부와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협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와 갈등이 아닌 이견이 생기는 것”이라며 그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이견이 생기면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된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스포츠 인권과 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이 회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암행감찰과 모니터링, 교육 등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을 순회하며 교육하고 신고와 상담, 폭력 사고가 발생할 시 피해자 분리와 법률 지원하는 등 나름대로 많은 일을 지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동안 논란이 됐던 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 문제에 대해서는 “분리가 답이 아니다. 분리를 한다고 해서 체육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통합한 지 4년밖에 안됐는데 분리 문제를 끄집어내는 건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말했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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