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롯데와 쿠팡 / 김회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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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산업계의 최대 격전지는 유통·물류업이다.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의 쇠락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의 약진이 어느 해보다 두드러졌다.
전통의 유통 강자인 롯데그룹은 지난해 백화점·마트·슈퍼 등 115개 점포를 구조조정하고 3천여명을 감원했다.
'로켓 배송'이라는 쿠팡의 영업 전략은 이젠 유통업계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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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요즘 국내 산업계의 최대 격전지는 유통·물류업이다.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의 쇠락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의 약진이 어느 해보다 두드러졌다. 코로나 사태로 성큼 다가온 ‘비대면 경제’가 한껏 가속페달을 밟은 결과다.
가장 극명한 대조가 롯데와 쿠팡이다. 전통의 유통 강자인 롯데그룹은 지난해 백화점·마트·슈퍼 등 115개 점포를 구조조정하고 3천여명을 감원했다. 주력인 롯데마트는 지난주부터 10년차 이상 직원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지난해 닻을 올린 온라인 플랫폼(롯데온)은 경쟁사 대비 실적 부진으로 1년도 안 돼 수장이 경질됐다. 순혈주의 관행을 깨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증권가 분석을 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가량 성장한 160조원(거래액 기준)에 이른다.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인 건 쿠팡이다. 쿠팡의 거래액은 전년보다 40% 증가한 22조원으로 추정된다. 판매 수수료를 뺀 네이버쇼핑의 거래액(15조원)을 앞서는 실적이다. 롯데와 신세계의 이커머스 거래액을 다 합쳐도 쿠팡의 절반이 안 된다. 전통 강자들은 단순히 체면을 구긴 게 아니라 미래 시장에서 생존이 걸린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로켓 배송’이라는 쿠팡의 영업 전략은 이젠 유통업계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팔수록 밑진다’는 수익 구조에 대한 냉소도 사그라들었다. 코로나 사태가 성장 잠재력을 한층 키워준 덕분이다. 쿠팡이 4조원대 누적 적자에도 기업공개로 투자 유치에 나서고 더 공격적인 투자를 선언한 자신감의 배경이기도 하다.
전통 대기업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돈과 기술’로 반격에 나서고, 신흥 강자들은 자본 유치를 위한 ‘전의 전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점유율 1위를 다투는 네이버쇼핑은 씨제이(CJ)그룹과 지분 맞교환 방식의 제휴로 최대 약점인 물류 강화에 나섰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자회사 11번가는 지분 참여 방식으로 미국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
업계는 누가 더 다양하고 싼 가격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하느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마존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0%에 이른다. 누군가 ‘압도적 시장지배력’으로 승자가 되기 전까지 국내 유통 시장의 무한경쟁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 같다.
김회승 논설위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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