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자는 집, 여자는 살림' 인식 여전..신혼집 자금 40%는 부모 지원, 남편측 기여 80%
신혼집 전체비용의 40% 부모지원, 1억원 이상 지원 부모 25%
남편측 조달 금액 79.7%로, 부인측 기여보다 3배 이상 많아
"부모지원 남성자녀에 편향, 특정 성에 차별적인 결과 초래"
신혼부부 10쌍 중 7쌍은 신혼집을 마련에 부모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주거자금 중 부모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이 40%에 달해 자기자금, 대출금 등 자금 원천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남편측 부모지원 비중이 큰 가운데 자녀의 신혼집 마련에 1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부모도 약 25%에 달했다.
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신혼부부의 주거자금 조달방식과 부모 지원의 젠더-계층적 성격’ 연구(최선영·오신휘·박종서)에 따르면 최근 7년이내((2012년 8월∼2019년 7월) 결혼한 1779가구가 신혼집을 구하는데 든 비용은 평균 1억9500여만원(2015년 가격으로 환산)이었다. 자가는 2억6244만원, 전세보증금은 1억8048만원, 월세 보증금은 5239만원이다.
이중 신혼부부가 직접 모은 자기자금은 6716만원, 부모 지원 7616만원, 대출금 4960만원이었다. 부모 지원이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10가구 중 7가구는 신혼집 마련에 부모지원을 받았고, 나머지 3가구 정도는 양쪽 부모 중 어느 쪽의 지원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남편측에서 부모가 전혀 지원하지 않는 경우는 42.3%, 부인측에서는 그 수치가 79.0%에 이르렀다.
부모 지원을 받더라도 그 규모와 비중은 계층수준에 따라 편차가 매우 컸다. 특히 남편측 부모의 지원은 양극화된 양상을 보였다.
전혀 지원이 없는 경우가 다수(42.3%)인 상황에서 ‘9000만원 이상 1억2000만원 미만을 지원’하는 경우가 9.7%, ‘1억2000만원 이상’이 14.2%로 약 1억원 이상을 집값에 보태준 부모가 전체의 약 25%에 달했다. ‘3000만원 미만 지원’은 7.7%였다. 반면 부인측 부모 중 ‘9000만원 이상’의 고액을 지원한 경우는 약 6% 정도였다.
그 결과 남편주도 자립형이 35.6%로 가장 많고, 남편측 부모 의존형이 23.5%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대출(18.0%), 부부 공동자금 자립형(10.4%), 아내주도 자립형(4.1%), 아내측 부모 의존형(4.0%), 양측 부모 의존형(3.2%) 순이었다.
신혼집 비용도 남성측 기여가 여전히 압도적이다. 남편측이 조달한 금액이 전체의 79.7%에 달하고 부인측은 20.3% 기여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주거자금의 기여에 있어 남편측과 부인측의 격차는 ‘남자는 집 을 마련하고, 여자는 살림 마련’이라는 관습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전체 결혼주거자금 총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모 지원이 남편측 부모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혼 당사자들간에도 남편의 기여가 부인의 기여보다 약 3배가량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성격의 부모 지원은 남편측 부모에 의한 남성자녀 지원에 편향돼 있는데, 이는 세대 관계와 부부 관계 모두에서 특정 성에 차별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신혼집 마련에 부모 지원 비중이 커지면 부의 세습으로 세대 내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기나 결혼초기 불평등은 이후 누적 효과를 낼 수 있다. 연구원은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지원정책 목표 중 하나로 자금조달의 탈가족화라는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결혼 여부가 아닌 연령 기준으로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자립 지원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수미 기자 leolo@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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