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세종시 탈출행렬↑..급등하는 전셋값, 더이상 못 버틴다
이사 오는 인구는 해마다 줄고, 떠나는 인구는 점점 늘어
신혼부부 등 높은 집값 장벽에 막혀, 인근 도시로 등 돌려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세종시에서 전세살이 4년 만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전세 가격 감당이 안 돼 세종시를 떠난다. 2년 전 1억6000만원이던 (아파트) 전셋값이 지금은 2억4000만원 수준이다. 집주인은 우리 형편을 고려해 6000만원만 올려 받겠다는데 큰돈이라 감당이 안 된다. 집주인에게 (임대차)법을 살짝 얘기하자 '그러면 내가 살 것이며 안 되면 집 비워 달라'고 했다. 앞으로도 천도론 이야기까지 나온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를 것 같고, 전세는 품귀현상이라 차라리 세종시를 떠날 결정을 내렸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세종청사와 관련된 일을 하는 30대 직장인 B씨는 "지난해 10월 전세 계약 갱신을 2개월 앞두고 집주인이 전셋값 9000만원 인상을 요구했다. 집주인은 먼저 임대차 3법 운운하지 말라며 선전포고했고, 안 되면 아들이 살 것이며 법적으로 문제없다며 으름장을 놓아, 할 수 없이 공주시로 이사했다. 공무원들은 특별공급이라는 제도로 집 구입 문턱이 비교적 낮지만, 우리 같은 서민들은 얼마 있지도 않은 아파트 매매 물량을 두고 싸운다. 1월 분양한 어떤 아파트 한 평형대 일반 경쟁률이 2000대 1을 넘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토로했다.
세종시 신도심 아파트 매매가격 급등 여파로 전셋값도 덩달아 뛰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시민들이 세종시를 떠나고 있다. 특히 봄 이사 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시민들의 '탈 세종시'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올해 8.05%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1월 상승률 2.74%와 비교해보면 3배 가까운 폭등세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 전셋값은 발표된 수치를 웃돌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28일 기준 세종시 전용면적 128.9㎡ 가온2단지 한신휴플러스제일풍경채 아파트 전셋값은 종전 4억원대에서 한 달만에 3억1000만원이 더 오른 7억1000만원에 계약됐다. 해당 아파트 최근 매매 가격은 10억2000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이 70% 수준이다.
이마저도 전세 품귀 현상 속에서 물량 자체가 귀해, 집 주인이 부르는 것으로 시장 가격이 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전셋값 폭등으로 인한 탈세종 움직임은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예측할 수 있다.
지역 내 이동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의 유입 인구는 2015년 5만3044명으로 최고를 기록한 데 이어 2016년 2만9816명, 2017년 3만4690명, 2018년 3만1433명, 2019년 2만3724명 등 점차 하향세를 보인다.
반면 세종시를 떠나는 숫자는 2012년 출범 당시 1만여명에 불과했던 것이 2015년 1만6000명, 2017년 2만4000명, 2019년 3만여명에 이어 지난해는 무려 3만5000여명에 달했다.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오는(전입자) 인구보다 이사 가는(전출자)가는 인구가 해마다 늘어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봄 이사철 이런 탈세종 움직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같은 통계를 보면 2012년 7월 시 출범 이후 인구 순유출이 없다가 지난해 4월(0.7%), 5월(-0.1%), 6월(-0.6%)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인구 유출 현상이 발생됐다. 정확히 봄 이사 철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탈세종 움직임의 가장 큰 원인을 역시나 폭등 수준의 ‘집값’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 지역 내 공급 물량 부족과 각종 호재가 아파트 매매가 상승을 주도했고, 오른 가격에 따라 전셋값도 자연히 오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 기관 공무원들을 위한 특별공급이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일반 분양 당첨은 로또 수준이다”며 “당분간 아파트 값 상승 국면이 계속 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아직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으로 나가려는 움직임이 보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또한 “최근 공급 물량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 특별 공급 보유 기간을 5년에서 8년으로 늘려, 공급난이 가중되면서 세종시를 떠나려는 인구는 당분간 늘어 날 것이다”며 “정부와 세종시에서 이런 문제를 잡지 못하면, 신혼부부나 젊은층의 세종시 진입이 좌절돼 장기적으로 보면 노쇠한 도시로 전락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song100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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