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要領不得(요령부득)

2021. 3. 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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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 7대 황제인 무제는 흉노족의 약탈에 시달렸다.

타개책을 놓고 고민하던 무제는 기원전 2세기 중반 흉노에게 쫓겨 농서에서 서쪽 사막으로 옮겨간 월지와 손잡고 흉노를 협공할 계획을 세웠다.

"월지는 기름진 이 땅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소. 백성들도 옛 원한을 씻기 위한 전쟁은 원치 않을 것이오."

그러므로 요령부득은 허리와 목을 온전히 보존하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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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풀이
要 : 구할 요
領 : 옷깃 령
不 : 아닐 부
得 : 얻을 득

사물의 중요한 부분을 잡을 수 없다는 뜻
말이나 글의 목적 및 의미가 분명치 않음 -<사기(史記)> 등

전한 7대 황제인 무제는 흉노족의 약탈에 시달렸다. 타개책을 놓고 고민하던 무제는 기원전 2세기 중반 흉노에게 쫓겨 농서에서 서쪽 사막으로 옮겨간 월지와 손잡고 흉노를 협공할 계획을 세웠다. 월지에 다녀올 사신으로는 장건이라는 관리가 꼽혔다.

한데 장건은 농서를 벗어나자마자 흉노에게 잡혔고, 흉노에게 호감을 산 그는 장가도 들어 아들까지 낳고 그들과 함께 살았다. 늘 도망칠 기회를 엿보던 그는 10년이 지난 어느 날, 처자와 일행을 데리고 탈출해 월지의 궁에 도착했다. 장건은 왕을 알현하고 무제의 뜻을 전했다. 왕의 대답은 의외로 부정적이었다. “월지는 기름진 이 땅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소. 백성들도 옛 원한을 씻기 위한 전쟁은 원치 않을 것이오.”

장건은 단념하지 않고 월지의 속국인 대하국까지 찾아가 월지를 움직이려고 했으나 허사였다. 이 일을 <사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끝내 사명으로 하는 월지의 ‘요령을 얻지 못한 채(要領不得)’ 체류한 지 1년이 지나 귀국길에 올랐다.”

요령부득은 ‘사물의 중요한 부분을 잡을 수 없다’는 뜻으로, 말이나 글 혹은 일처리 등이 분명치 않음을 일컫는다. 옛날에는 요령부득이 두 가지 다른 뜻으로 쓰였다. 하나는 ‘요령’의 ‘요’가 ‘허리 요(腰)’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인데, 이때의 요령부득은 제명에 죽지 못함을 이른다. 옛날에는 죄인을 사형에 처할 때 무거운 죄는 허리를 베고 가벼운 죄는 목을 베었다. 요는 허리를 말하고 령은 목을 뜻한다. 그러므로 요령부득은 허리와 목을 온전히 보존하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작가/시인.

요즘 ‘요령’이란 말은 옷의 허리띠와 깃을 말한다. 허리띠 부분과 깃 부분을 집어야만 옷을 제대로 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 허리띠와 깃이 요긴한 곳을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부득요령(不得要領)으로도 쓴다. ‘도대체 네 말은 요령부득이니 알아듣지를 못하겠구나’ 식으로 쓰인다. 너절한 말보다 짧지만 요점이 있는 말이 설득력이 있다. 논리적 사유를 키워야 세상을 넓게, 그리고 바르게 본다. 안다는 건 결국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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