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야!' 배꼽사냥 장면 넷 [스경X초점]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2021. 3. 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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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BS 2TV 수목드라마 ‘안녕? 나야!’가 가슴 뭉클한 성장 서사 외에도 배꼽을 잡게 하는 쨍한 웃음의 순간들을 곳곳에 포진시켜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대사를 배우들이 맛깔나는 연기로 소화시켜 재치 넘치는 연출로 완성된 ‘안녕? 나야!’ 배꼽사냥의 순간들을 모아봤다.

■ 최강희 부검 씬, 간·쓸개 없는 소견에 초진지 단체 군무로 완성한 발리우드식 코미디

2회 방송에 등장한 37살 하니(최강희)의 상상 속 죽음과 그에 얽힌 부검 장면은 발리우드식 코미디로 눈길을 모았다. 부검 결과 하니의 간과 쓸개, 그리고 손바닥 주름과 지문이 없다는 부검의 소견은 남에게 굽실거리는 데 익숙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는 설명과 함께, 생전 하니의 삶을 힘들게 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등장해 추는 단체 군무는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진지한 태도로 웃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B급 코미디로 포장된 37살 하니의 안쓰러운 죽음과 힘들었던 삶은 무겁지 않되 페이소스가 녹아든 장면으로 인상적인 장면을 완성했다.

■ 돌팔이 무속인? 귀신 같은 잡스도령 점괘에 긴장감UP

돌팔이 무속인인 줄 알았지만 뱉어내는 점괘마다 귀신 같은 적중률을 보였던 잡스도령 또한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17살 하니(이레)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방법을 찾던 중 등장한 잡스도령은 아이패드를 터치해 쌀알을 뿌리고 이과 출신임을 주장하며 주문으로 수학공식을 외우는 등 신박한 과학 무속인으로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그는 자신을 의심하는 37살 하니를 향해 “내 입에서 애비 잡아먹은 년이라는 소리라도 나와야 진짜 믿겠어?”라는 허를 찌르는 대사로 강한 충격을 선사하며 긴장감 넘치는 순간을 완성했다.

■ 김영광vs음문석, 럭셔리 라이프 향한 아웅다웅 경쟁 ‘깨알 웃음’

재벌 2세 유현(김영광)과 톱스타 소니(음문석)의 아웅다웅 다툼은 ‘안녕? 나야!’의 웃음을 책임지는 확실한 한 축이다. 럭셔리 라이프를 포기할 수 없는 두 사람은 자신의 신분을 꽁꽁 싸맨 채 래퍼와 로커로 변신해 ‘특A급’, ‘에눌’을 외치며 치열한 명품 중고거래를 성사시킨 데 이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명품 소유주가 되겠다는 열망으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두고 경쟁하는 등 치열하게 맞붙었다. 재벌2세와 톱스타라는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명함을 들먹이며 존재감을 내세웠던 둘은 그러나 곧 ‘쫓겨난’ 재벌 2세와 ‘한때’ 톱스타라는 설명이 덧붙여지며 그야말로 없어 보이는 자존심 경쟁으로 큰 웃음을 안겼다.

■ ‘맞춤법 살인자’ 음문석의 직설적이어도 너무 직설적인 업계평판 ‘폭소’

히트작 메이커 김작가의 차기작에 들어가기 위해 이미지 재고에 나선 소니의 업계 평판 분석 씬은 깨알 같은 대사와 음문석의 열연으로 배꼽사냥을 제대로 했다. 필터링 없이 내뱉은 소속사 매니저의 안소니 업계 평판은 갑질, 연예인병, 협찬 요구, 이중인격, 못된 인성, 무식함이라는 낯부끄러운 단어들로 가득한 데 이어, 충격적인 맞춤법 파괴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곱셈추위’, ‘눈알을 불알인다’, ‘웃다가 살해걸림’, ‘소 잃고 뇌 약간 고친다’ 등 근본 없는 맞춤법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 소니의 행동은 곧 이어진 처절한 응징으로 마무리되며 눈치 없는 자의 최후란 이런 것이라는 교훈(?)마저 선사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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