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랑말 취급 받는 韓 스타트업.. 해외에서 해결책 찾다

강소현 기자 2021. 3. 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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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해외로 떠버린 'K-유니콘'.. 한국은 호구?②] K-유니콘 못 키우는 한국.. 한계는?

[편집자주]국내시장에서 성장한 유니콘 기업이 해외로 이탈하고 있다. 독일 기업에 지분을 판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에 이어 쿠팡마저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선택하며 이들 기업의 성장 토대가 된 한국은 씁쓸한 입맛만 다시게 됐다. 특히 쿠팡이 국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미국 상장은 ‘국부 유출’이란 비판까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쿠팡의 미국 상장을 두고 “한국 유니콘의 쾌거”라고 자찬했지만 정치권과 학계 반응은 냉담하다. 오히려 투자업계에선 ‘쿠팡은 한국을 떠나는 유니콘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K-유니콘은 왜 한국이 아닌 해외로 시선을 돌리는 것일까.

유니콘(기업가치 1조 이상) 기업 육성을 위해 성공적인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가 중요한 시점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유니콘(기업가치 1조 이상) 기업 육성을 위해 성공적인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가 중요한 시점이란 지적이 나온다.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쿠팡의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추진을 두고 “한국 유니콘 기업의 쾌거”라며 반색했다. 까다로운 국내 증시 상장 요건 탓에 쿠팡이 미국행을 택한 상황에서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야당의 지적과 달리 업계에선 국내·외를 불문하고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유니콘 기업이 국내 시장에 한정한 엑시트를 강조하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유니콘 육성 자금, 최소 2000억원 필요한데… 실제론 수십억 그쳐



이전까지 국내에서 유니콘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로 영세한 벤처캐피털(VC)이 지목됐다. 일반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기업가치 1조원당 필요한 투자금은 약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실제 국내 VC의 기업당 투자금액은 지난 4년간 평균 20억~60억원에 그쳤다. 스타트업 전문 조사기관 더브이씨에 따르면 VC의 연간 투자금액은 ▲2017년 2조2355억원(894건, 평균 25억원) ▲2018년 4조4623억원(1257건, 평균 35억원) ▲2019년 9조1790억원(1477건, 평균 62억원) ▲2020년 6조4744억원(1391건, 평균 46억원) 등이다.

국내 VC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한 자격요건도 까다롭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주장이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솔직히 한국에서 투자를 받고 싶은 마음이 없다. 미국은 파트너십을 갖고 장기 투자를 하지만 한국은 단기간에 성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유명 유니콘 기업도 초기 과감한 투자 덕분에 성장 가능했다. 과감히 투자하지 않고 운용 수익에만 집중하는 운용사도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는 “국내 VC의 출자 재원이 세금으로 조달된 모태펀드여서 안정성을 지향했다”며 “이 때문에 과감한 투자를 통한 큰 수익보다 안정적인 투자와 작은 수익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VC의 기업당 투자금액은 지난 4년간 평균 20억~60억원에 그쳤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업계 내 재투자 선순환 구조 필요



하지만 최근엔 유니콘 기업 육성 정책이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벗어나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통상 스타트업이 어엿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창업→투자→성장→엑시트(M&A, IPO)→재투자’ 단계를 거치는데 투자한 스타트업이 모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어서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식경제연구장은 “유니콘 기업은 혁신성 있는 스타트업이 창업한 이후 일정 부분 스케일업(규모 확대)해 지속가능한 사업체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유니콘 기업 육성이 스타트업 지원의 목적 그 자체가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유니콘 기업의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 재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다. 엑시트는 스타트업이 하나의 프로젝트 수준에서 벗어나 기업으로 도약하는 최종 단계다. 스타트업의 엑시트 방법은 크게 인수·합병(M&A)과 상장(IPO) 두 가지다.

다만 국내는 엑시트가 활발히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이다. 적자로 고전하는 스타트업 특성상 국내 증시 상장이 어렵고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을 살 만한 국내 기업도 없어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유니콘 기업이 해외 M&A나 상장을 선택하게 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는 대기업의 M&A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1조원을 현금으로 살 수 있는 곳은 한국에선 대기업군뿐”이라며 “그동안 대기업은 각종 혜택과 이익을 챙기면서도 사회적 가치와 규범을 도외시하다 사회적 반기업정서에 시달렸다. 기업가치가 커짐으로써 생기는 금융이익이 불로소득으로 여겨지면서 더욱 대중적인 반발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니콘 기업을 대기업이 사들이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와 각종 정치·사회 단체의 무분별한 의견개진으로 사업적 판단이 흐려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말 독일 배달 앱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됐다. /사진제공=뉴스1

미국 뉴욕 증시 상장 계획을 발표한 쿠팡도 비슷하다. 미국 현지에선 상장 직후 쿠팡의 기업가치를 최대 55조원까지 평가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10여년 간 4조5500억원의 누적적자에 시달려온 쿠팡은 국내 증시 상장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 같은 가치로 국내 대기업이 사들이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했다.

독일 배달 앱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팔리는 배달의민족도 유사한 사례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식경제연구장은 “쿠팡과 마찬가지로 적자 때문에 한국 증시 상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차이점은 국내에서 사업하기에 해외 증시 상장도 안되고 M&A가 유일한 선택권”이라며 “국내 투자업계에선 배민에 막대한 투자가 들어올 때 ‘곧 망할 기업인데 미쳤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반대로 왜 국내에선 투자를 못했는지 반성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는 유니콘 기업의 엑시트를 국내시장으로 한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해외 M&A나 상장을 단순히 ‘먹튀’ 행위로 여기는 인식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유니콘 기업 내에서 해외 투자자의 지분이 훨씬 큰 만큼 국경을 나누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며 “해외에 매각되거나 해외 증시에 상장했더라도 국내 유니콘 기업이 ‘먹튀’를 하는 게 아니라 투자사를 차리는 등 재투자가 이뤄진다.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서 중요한 일로 우리 사회가 독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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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현 기자 kang42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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