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준며들었다" "열쩡 열쩡!"..유튜브行 개그맨들의 '대박'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방송사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던 개그맨들이 새로운 코미디 무대를 찾아 간 유튜브에서 '대박'을 쳤다. 유튜브 개그 채널 피식대학의 'B대면 데이트' '한사랑산악회' '05학번 이즈 백' 등이 '핫'한 콘텐츠로 급부상하면서 TV로 '역수입' 되는 진풍경도 펼쳐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국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그 많던 개그맨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들은 유튜브를 새로운 창구로 삼았다. 일찌감치 유튜브로 건너가 코미디의 장르와 색채를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 도전들이 쌓여 결실을 맺고 있다.
피식대학은 그중 돋보이는 개그 채널이다. KBS,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김민수, 이용주, 정재형이 주축이 되어 만든 채널로, 하나의 채널 안에 여러 부캐릭터와 코너를 선보이며 피식대학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26일 기준 채널 구독자는 65만명을 돌파했으며, 각 콘텐츠들도 높은 조회수와 화제성을 기록하고 있다.
'B대면 데이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떠오른 '비대면' 키워드를 녹이며 온라인에서 핫한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영상통화로 소개팅을 한다는 설정 위에 '하이퍼 리얼리즘'의 캐릭터들을 배치하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오글오글' 멘트를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카페 사장 최준(김해준), 허세의 끝판왕인 중고자동차판매업자 차진석(이용주), 자나깨나 영업 생각뿐인 다단계 영업직 방재호(정재형), 말끝마다 욕을 하는 래퍼 임플란티드 키드 김수민(김민수) 그리고 최근 등장한 김갑생할머니김 회사의 본부장 이호창(이창호)가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마치 이들과 실제로 소개팅을 하고 있는 것처럼 '과몰입'하기도 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적극적으로 풀어내며 '놀이'를 즐기고 있다.
그중 최준은 독특한 스타일과 목소리, 느끼한 말투로 여성 시청자들에게 '준며들었다'(최준에게 스며들었다)는 반응을 얻고 있으며, 다른 캐릭터들도 '정말 싫은데 자꾸 보게 된다'며 애정어린 '놀림'을 받고 있다.
타 코너에서 이들은 다른 캐릭터로 변신한다. 동일인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확연하게 다른 콘셉트, 이를 뒷받침하는 연기력이 놀라움을 자아낸다. 2000년대의 20대 문화를 그대로 옮겨온 '05학번 이즈 백'은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걸 넘어 '한국 문화 기록용'이라는 칭찬까지 받고 있다. 당시의 패션, 유행어를 끌어온 것은 물론,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흑역사'도 소재로 삼으며 웃음과 공감을 배가시켰다. '나는 재미있지만 외국인들은 안 봤으면 좋겠다' '콘셉트에 잠식당한 괴물들'이라는 유쾌한 반응들이 뒤따른다.
'한사랑산악회' 역시 피식대학의 인기 콘텐츠다. 중년들의 산악회 모임이라는 큰 틀 아래에 각 캐릭터들에 서사를 부여했다. 매사 '열쩡!(열정)'을 외치는 산악회장 김영남, 호시탐탐 그의 자리를 노리는 영등포상가번영회 이택조, 말과 행동이 느리지만 주식을 매수할 때는 재빠른 정광용, 미국서 살다가 한국으로 건너온 LP바 사장 배용길 등 우리네 일상에 있을 법한 중년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잘 조각된 캐릭터 위에 갈등, 화합, 가족애 등 다양한 이야기가 더해지며 유튜브 시트콤처럼 자리잡고 있다.
새로운 무대를 찾아 TV에서 유튜브로 간 이들의 콘텐츠는 인기 급상승과 함께 TV로 역수입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B대면 데이트'의 인기로 주목받은 김해준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했다. 또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 등 라디오 프로그램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한사랑산악회'는 코미디TV에 편성돼 TV로 방송되기도 했다.
TV보다 유튜브에 익숙한 세대에 통할 소재, 이를 제대로 전달하는 연기력과 예능감,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생산해내는 요소들까지 놓치지 않는다. 또 자연스럽게 다른 캐릭터들을 영입하면서 유연하고 확장성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진 시대, '웃음'을 만들고 소비하는 새로운 장이 열리고,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들의 활약, 이들이 만든 콘텐츠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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