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공연, 게임 캐릭터.. 가상세계에도 큰돈
스마트폰 쥐고사는 디지털세대, 온라인 세계 경험·소비에 익숙
대학생 안준영(22)씨는 지난해 농구게임 ‘NBA 2K20′에서 자신의 소비 욕구를 발산했다. 나이키 에어조던과 아디다스 등의 신발, NBA 유니폼, 티쏘 시계 등을 샀다. 이 모든 건 안씨가 게임 속 캐릭터에 입힐 것들이다. 그는 “게임 캐릭터는 나를 대변하는 ‘부캐’(자기가 아닌 다른 캐릭터)이다. ‘제2의 나’가 좋은 옷을 입으면 대리 만족이 된다.
밀레니얼의 후반과 Z세대는 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디지털 네이티브’다. 이미 어릴 때부터 일상의 절반 이상을 게임이나 소셜미디어를 하며 보냈다. 가상의 공간에서, 가상의 캐랙터를 통해 하는 경험과 소비에 익숙하다.
세계적 래퍼인 트래비스 스콧은 지난해 4월 게임 ‘포트나이트’의 ‘파티 로열’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내세워 공연을 했다. 유료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이용자 1230만명이 몰렸고 스콧은 기존 오프라인 공연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렸다. 가상 세계 플랫폼 제페토에선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가 아바타를 내세워 팬 사인회를 열자 4600만명이 몰렸다. 블랙핑크 팬 사인회를 가기 위해 제페토 이용자 사이에선 자신의 아바타에게 정성 들여 옷을 입히는 경쟁까지 벌어졌다. 나이키, 크리스찬 루부탱, 구찌 등 유명 브랜드가 아바타 패션 아이템으로 입점했다. 대부분 아이템의 가격은 5000원 안팎이지만, 액세서리, 옷, 신발까지 브랜드로 입히려면 한 번에 수만원은 깨진다.
MZ세대가 가상 세계에서 지갑을 열기 시작하자 해외에선 디지털 의류만 판매하는 패션 기업도 생겨났다. ‘패브리컨트’라는 회사는 2019년 9500달러짜리 디지털 드레스를 30대 여성에게 팔았고, 이 여성의 사진에 이 드레스를 합성한 이미지를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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