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이틀간 2만명 '거북이 접종'.. 독감땐 330만명
전문가들 "물량 부족탓.. 국내 의료역량에 비해 현저히 속도 느려"
“(화이자 백신을) 처음 맞아 영광입니다. 맞는 순간 ‘이게 주사인가’ 싶을 정도로 느낌이 없었어요.”
26일 국내 첫 코로나 백신 접종에 이어 주말(27~28일)에도 전국에서 백신 접종이 이어졌다. 27일 시작된 화이자 백신 접종 1호는 국립중앙의료원 환경미화원 정미경(51)씨였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받은 정씨는 “(백신을 맞으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코로나가 빨리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절실하다”고 했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6일 접종 첫날엔 1만9105명, 이튿날인 27일엔 1217명이 접종받아 이틀간 2만322명이 접종받았다. 이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가 2만22명, 화이자 접종자는 300명으로 집계됐다.
◇독감 접종은 첫 이틀에 330만명인데
코로나 백신 접종은 우리가 가진 의료 인프라와 역량에 비해 속도가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매년 수천만명에게 맞히는 인플루엔자(독감) 접종 속도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작년 10월 19일부터 시작된 만 70세 이상 독감 예방접종 대상자 가운데 329만5869명이 이틀 만에 접종을 완료했다. 생후 6개월~만 9세 어린이를 포함한 전체 국민으로 따져도 약 3개월 만에 2014만명이 독감 백신 접종을 끝냈다. 하루 평균 22만명이 넘는다.
반면 코로나 백신은 접종을 시작한 지 이틀간 약 2만명 수준으로 독감 백신 접종 속도의 0.6~10% 수준이다. 처음 맞는 코로나 백신이 독감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보관·유통이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백신 접종 의료 역량에 견줘 한참 느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결국은 우리가 확보한 백신 물량이 적기 때문에 첫 백신 접종도 늦고 초반 접종 스피드를 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더구나 올 2분기 백신 공급 계획이 불투명해 초반 접종 속도는 더 더뎌질 것이란 우려다. 3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제약사 개별 계약 75만명분, 국제 백신 공유 프로그램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9만명분이 들어오고, 화이자 백신이 3월 말 50만명분 도입되는 것을 제외하면, 4~5월엔 한두 달 ‘백신 공백기’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틀간 부작용 112건… 영⋅미와 비슷
코로나 접종 초기 상황만 놓고 보면, 현재까지 아나필락시스(전신 알레르기 쇼크 반응)와 같은 중증 부작용이나 사망 사례는 없어 순조로운 편이다. 그러나 경증이지만 이상 사례 신고는 적잖이 나오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28일 0시 기준으로 국내에서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은 뒤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고 신고된 사례는 총 112건이다. 질병청은 “이들 이상 반응은 모두 두통, 발열, 메스꺼움 등 경증 사례로 확인됐다”고 했다.
정경실 반장은 “예방접종 후 경미한 반응은 정상적인 면역 형성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치료 없이 수분 또는 수일 내에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정 반장은 그러나 “39도 이상 고열이나 두드러기, 발진, 얼굴이나 손이 붓는 등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경우엔 바로 의료 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백신별 이상 반응 신고는 아스트라제네카는 111건으로 전체 접종자(2만22명)의 0.55%, 화이자 백신은 접종자 300명 중 1명(0.33%)이었다. 앞서 올 1월 말까지 약 300만명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영국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는 1만1748건으로 전체 접종 횟수(300만회)의 0.4% 수준이었다. 화이자 백신은 5만9614건이 신고돼 전체 접종(660만회)의 0.9%였다. 중증 사례인 아나필락시스 반응 신고는 10만명당 1~2명 수준이었다.
이러한 부작용 신고는 백신 임상시험보다는 훨씬 적은 편이다. 임상시험을 할 땐 대상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아프면 철저하게 기록하도록 하고, 계속 상태를 묻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87%에서 7일 내에 주사 부위 통증·오심 등이 관찰됐고, 화이자 접종자는 7일 내 주사 부위 통증(84.1%)·피로(62.9%) 등이 나타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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