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피의 일요일 "시위대 최소 18명 사망"
미얀마 대사는 UN서 反정부 연설, 시민들 찬사.. 군부는 해임 조치
미얀마에서 반쿠데타 시위대에 대한 군경의 강경 진압이 계속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제2 도시 만달레이, 남부 해안 도시 다웨이 등 전국에서 군경이 시위대를 상대로 발포해 최소 18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유엔 인권 사무소가 입수한 신뢰할 만한 정보”라고 했다. 중국국제텔레비전(CGTV)도 “전국에서 18명이 숨지고 600여 명이 경찰에 구금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시위에 대해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가장 핏빛으로 물든 날이었다”며 “군경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고 최루가스를 터뜨렸다”고 전했다. 찰스 마웅 보 미얀마천주교 추기경은 트위터에 “나라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적었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 군경의 발포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핏빛으로 물든 길바닥과 부상을 입은 사람 등 군경의 유혈 진압 정황을 보여주는 사진이 잇따라 게시됐다.
한편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가 유엔총회에서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자국 군부를 비판한 뒤, 하루 만에 해임됐다. 국제사회와 미얀마 국민은 그의 용기 있는 행동에 찬사를 쏟아냈다. 초 모에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는 지난 2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연설을 통해 쿠데타를 일으킨 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주요 인사를 구금한 군사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국제사회 개입을 호소했다.
그는 “나는 국민이 적법한 선거 절차로 선출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문민정부를 대표한다.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군부 지도자들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부의 정권 장악을 “현대 세계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 그는 연설을 마친 뒤 반정부 시위의 상징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세 손가락 경례 포즈까지 취했다.
미얀마 군부는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유엔 총회 연설 다음 날 주유엔 대사 자리에서 쫓겨났다. 미얀마 국영TV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국가를 배신했다”고 보도했다.
☞저항 상징 ‘세 손가락 경례’
세 손가락 경례는 미 할리우드 영화 ‘헝거 게임’에서 독재에 맞서는 주인공 등이 저항의 상징으로 하는 동작이다. 미얀마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은 이 동작을 하며 군사독재 반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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