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K 주사기'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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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생노동성은 2월 중순 미국 화이자 백신 접종을 앞두고 깜짝 놀랐다.
애초 화이자와 '백신 1병당 6명 접종' 기준으로 총 7200만명분을 공급 받기로 계약했는데 자국 주사기로는 1병당 5명밖에 접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주사기 구매 착오로 1200만명분의 백신이 폐기돼 접종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화이자 측은 통화 말미에 일반주사기로는 백신의 20%가 낭비돼 고민이라고 털어놨고 삼성은 곧바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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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고민을 우리나라는 단번에 해결했다. 국내 업체들이 폐기 백신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스톤(밀대)과 바늘 사이 공간을 거의 없앤 최소잔여형(LDS) 주사기를 개발해 대량 양산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K 주사기’ ‘쥐어짜기 주사기’라 불리는 이 제품은 일반 주사기와 비교해 가격이 1.5∼2배 정도 비싸다. LDS 주사기 활용 때 화이자 접종 인원이 병당 5명에서 6∼7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도 병당 10명에서 11∼12명까지 늘어난다. 대표적인 업체가 전북 군산에 위치한 풍림파마텍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풍림파마텍의 혁신 성과 뒤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의 상생협력이 있었다”고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사연인즉 이랬다. 지난해 12월 삼성 측 임원은 화이자 임원과 간신히 영상통화를 할 수 있었다. 당시 삼성은 백신 도입을 위해 전방위로 뛰었고 이 통화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개인적 친분이 크게 작용했다. 화이자 측은 통화 말미에 일반주사기로는 백신의 20%가 낭비돼 고민이라고 털어놨고 삼성은 곧바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삼성은 가장 적합한 업체로 풍림파마텍을 찾아냈고 전문가 30여명까지 현장에 투입해 1개월 만에 월 1000만대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그 사이 LDS 주사기는 1월 중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내 사용허가에 이어 2월 중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긴급사용승인까지 받았다. 삼성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앞서 삼성은 비슷한 지원으로 마스크와 진단키트 제조혁신에 기여한 바 있다.
다급해진 일본 정부는 2월 중순 풍림파마텍에 8000만개의 주사기 구매를 요청했고, 세계 20여 개국에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정부의 무능 탓에 백신 도입·접종이 한참 뒤처졌지만 민간의 방역역량은 세계 최고임이 틀림없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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