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바이든에 드리워진 트럼프 그림자
지지층 여전히 부정선거 주장
대선 재출마 공식화 요구 거세
활동 재개할 땐 국정 난맥 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흔적 지우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그 모토다. 그렇지만 바이든이 트럼프의 국내외 주요 정책을 뒤집는 데 비례해 바이든 정부에 드리워진 트럼프의 그림자도 더 짙어져 간다. 트럼프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공화당 상·하원 의원과 당원 및 보수 성향 유권자는 바이든이 칼을 휘두를수록 트럼프 복귀에 필요한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 정치가 지금 그렇게 굴러가고 있다.
트럼프의 라이벌인 공화당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도 최근 “트럼프가 단연코 우리 당에서 가장 큰 목소리와 영향력을 지녔고,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를 끼워 넣으면 그가 압승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바이든조차 CNN이 최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얘기하는 게 지겹다”며 “지난 4년 동안 언론이 트럼프만 거론했는데, 앞으로 4년간 우리 미국인에 관해 얘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여전히 자신이 합법적인 미국 대통령이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그런 얼토당토않은 주장에 수많은 미국인이 동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가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서 공화당 유권자의 65%가 트럼프의 대선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뉴스 조사에서도 공화당 지지자의 74%가 바이든은 합법적인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21세기의 헨리 키신저로 불리는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가 참석한 콘퍼런스 콜에서 그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미국 정치의 양극화와 트럼프의 건재 배경에는 크게 3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우선 미국 사회 구성원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백인이 소수인종으로 전락해 가고 흑인과 라티노, 아시안 등 유색인종이 다수 인종이 되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이 과도기에 백인 기득권층, 특히 저소득·저학력 백인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두 번째로 기술의 진보로 인해 노동력의 가치가 사라져 가고 있다. 노동력을 제공하고 가계를 꾸려오던 미국인이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세 번째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과잉 발달에 따른 왜곡된 정보 유통과 소비가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 미국인들은 SNS를 통해 자신이 듣고 싶은 얘기만 골라들으면서 이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미국이 과도기적 변혁기에 접어든 와중에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다. 역사적으로 중대한 재난이 닥치면 극단주의와 음모론이 판을 치게 마련이다. 트럼프는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백악관에서 쫓겨났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불안감에 편승한 국수주의 포퓰리즘을 내세우며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트럼프가 정치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면 여야 간 대결이 격화하고,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도 경직될 수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뿐 아니라 한반도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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