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4분의 1 토막.. 패닉바잉 멈췄나

정순우 기자 2021. 2. 28. 21: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월 5700건서 2월 1500건으로 단독·다세대 거래도 반토막
매수 수요 꺾이고 매물은 늘어
정부 "2·4대책 효과 나타나는 것"
전문가들 "봄 이사철 집값 분수령"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월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오름 폭도 줄어들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50% 이상 오른 상황에서 정부의 30만 가구 공급 확대 발표, 대출 금리 상승까지 겹치자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좀 더 기다려보자’는 관망 심리가 확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집값이 본격적인 조정기에 접어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있어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패닉 바잉 멈췄나… 2월 아파트 거래 4분의 1토막

2월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458건으로 전월(5683건)의 25.7%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8301건)에 비해서는 17.6%에 불과하다. 단독·다가구(260건)나 다세대·연립(2230건)의 거래량 역시 전월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거래 절벽’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감소세다.

주택 매매거래는 계약 후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2월 통계는 3월 말에 확정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를 볼 때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거래량 감소는 매수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주간(週間) 단위로 집계하는 매매수급동향지수는 2월 8일 111.9에서 22일 109.8로 2주 연속 떨어졌다. 17주 연속 이어지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여전히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다는 뜻이긴 하지만 상승세는 주춤해진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물도 2월 4일 4만440건에서 28일 4만1341건으로 2.2% 늘었다.

집값 상승 폭도 소폭이나마 줄어들고 있다. 2·4 대책 발표 직전이던 2월 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0.1%였지만 22일 기준 상승률은 0.08%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역시 0.28%에서 0.25%로 줄었다.

◇정부 “대책 효과 나타나” vs 전문가들 “좀 더 지켜봐야”

이 같은 시장 상황 변화를 두고 정부는 “2·4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 “아직 대책의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여러 지표에서 그간 과열 양상을 보였던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관망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월 들어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지금은 초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30대들의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 진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택 수요가 본격화되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있는 데다 과거에도 정부 대책이 발표된 직후 일시적으로 집값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가 다시 오르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에 속단은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단기적으로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봄 이사철이 되면 주춤하던 주택 매수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다”며 “3월부터 5월 사이 수급 동향에 따라 집값의 중장기 방향성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3기 신도시 등 청약을 기다리던 사람에 2·4 공급대책을 기다리는 사람까지 전세 수요로 더해지면서 전셋집 부족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며 “봄 이사철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