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연어' 신광훈, 화끈한 '복귀 신고식'
[경향신문]
인천에 0 대 1로 끌려가던 후반전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동점골 작렬
포항, 송민규 역전골 터지며 첫승
‘철인’은 떠났지만, ‘연어’가 돌아왔다. 포항 스틸러스에 5년 만에 돌아온 수비수 신광훈(34)이 화끈한 복귀골로 차갑게 식을 뻔했던 용광로 축구를 뜨겁게 살려냈다.
포항은 2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1 K리그1 홈 개막전에서 신광훈과 송민규의 연속골을 묶어 인천 유나이티드를 2-1로 제압했다. 새 외국인 선수들이 자가격리 중으로 전력이 온전치 않은 포항은 2년 연속 개막전에서 신바람을 낸 반면 인천은 11년 연속 개막전 무승(5무6패) 징크스를 이어갔다.
두 팀의 개막전에서는 두 선수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2003년 포항에서 데뷔한 이래 18년간 포항 선수로만 활약했던 ‘철인’ 김광석이 인천으로 이적해 적수로 등장하고, 과거 포항 전성기를 상징했던 신광훈이 2017년 팀을 떠났다가 서울과 강원을 거쳐 친정으로 돌아온 것이 관전포인트였다. 거리 두기 완화로 1년 만에 관중석을 찾은 포항 팬 2899명은 새하얀 인천 유니폼을 입은 김광석을 보고 아쉬워하면서도 신광훈의 복귀에 열광했다.
두 선수의 활약 여부에 경기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화끈한 공격축구(전체 득점 1위·56골)로 3위에 올랐던 포항은 가까스로 살아남은 인천에 전반 내내 주도권을 내줬다. 포항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광석이 버티는 수비를 뚫는 게 쉽지 않았다. 전반 27분에는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막지 못하면서 인천 아길라르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믿었던 신광훈이 볼 처리 실수로 선제골의 빌미를 줬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인천 선수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 결장한 무고사의 유니폼을 내려놓은 채 하늘을 가리키는 ‘추모식 세리머니’를 펼치자 관중석의 응원 열기도 바로 가라앉았다. 인천 관계자는 “무고사의 아버지가 지병으로 25일 세상을 떠났다”면서 “근조 리본을 달고 뛴 선수들이 준비한 세리머니”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신광훈이 후반 들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포항도 살아났다. 원래 측면 수비수인 신광훈이 중앙으로 이동해 아길라르를 꽁꽁 묶으면서 답답한 경기를 풀어냈다. 수비가 살아나니 공격도 살아났다. 이번에도 신광훈의 활약이 빛났다. 후반 14분 페널티지역에서 흘러나온 공을 신광훈이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연결한 것이 살짝 굴절돼 골대 안에 꽂혔다. 포항맨으로 돌아온 신광훈의 화끈한 복귀 신고였다. 공교롭게도 이 슛은 김광석의 몸을 맞고 굴절돼 골키퍼가 막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포항은 후반 27분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의 주인공 송민규가 동료 강상우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맞고 나오자 바로 밀어 넣어 결승골로 연결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경기 뒤 “신광훈은 활동량이 많고 투쟁심도 강한 선수다. 오늘 경기에선 측면뿐만 아니라 중앙에서도 활용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신광훈은 “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 편안하게 경기해 좋은 결과가 왔다”고 화답했다.
한편 박건하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전에서 후반 5분 터진 김건희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포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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