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비위 혐의 내사' 전 강남서장 정식 수사로 전환 검토

유희곤 기자 2021. 2. 2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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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상습 음주 등으로 대기발령..각종 의혹 잇따라
감찰부서, 사실관계 확인 중..당사자는 모든 혐의 부인

[경향신문]

경찰이 비위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는 박모 전 서울 강남경찰서장(52·총경) 의혹을 수사로 전환할지 검토하고 있다. 박 총경이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진정이 제기돼 감찰 대상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그의 다른 비위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올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시행하자마자 양천 아동학대 사건(정인이 사건), 이용구 법무부 차관 부실수사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이 사건이 또 다른 악재가 될지 긴장하고 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박 총경을 감찰하는 경찰청 감찰계와 서울경찰청 감찰수사계는 제기된 각종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당초 경찰청 감찰계가 맡았으나 일부 사안은 수사 기능이 있는 서울경찰청 감찰수사계가 담당하고 있다. 각 시·도 경찰청 감찰 담당부서는 경찰청 감찰계와 달리 수사 기능이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박 총경 감찰과 내사가 진행 중이고 필요시 내사를 수사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사는 서울경찰청 수사부서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맡을 수 있다.

박 총경은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현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으로 근무하던 2019~2020년 근무 중 상습적으로 음주를 하고 술자리에 여성 경찰관을 수시로 불렀으며 경찰대 동기가 근무하던 한 법무법인과 유착해 사건을 처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을 때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지 않은 마스크를 압수했는데 약사인 자신의 아내에게 물건을 넘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리조트에 머물면서 건설업자에게 숙박비를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박 총경은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지난 27일 입장문에서 “시골집(경남 남해)이 정리가 잘돼 있고 처가도 인근이라 굳이 비싼 리조트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며 리조트 숙박비 대납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마스크 사재기 단속을 할 때 정부가 일부 업체의 재고 물량은 신속히 판매하라고 해서 다른 약국에 2000여장, 배우자가 근무하는 약국에 300여장 등을 판매가로 구매하게 했고 세금계산서도 있다”며 “(감찰)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이틀 만인 지난 25일 박 총경을 대기발령하고 김형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구조개혁2팀장(총경)을 후임 강남서장에 발령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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