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한·미, 방위비분담금 5년짜리 새 협정 근접"

CNN 등 '13% 인상 유력' 보도
바이든, 동맹 강화 기조 분석
정의용 장관도 "곧 타결 예상"

[경향신문]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SMA)과 관련해 5년 단위의 새로운 합의에 근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6일(현지시간) 한·미 양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는 한·미 양국의 의견 접근은 최근 미국과 일본이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 협정을 1년 연장키로 한 가운데 나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이 두 가지 외교적 움직임은 조 바이든 정부가 중요한 동맹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의 거래적 접근 방식을 제쳐두며, 미국과의 관계를 오랫동안 교란시킨 분쟁을 해결하려는 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가 동맹과의 유대 강화를 위해 한국 및 일본과의 방위비분담금 문제의 조속한 해결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미는 2019년 말 분담금 협정이 종료된 후 1년이 넘도록 새 협정을 맺지 못하고 있다.

한·미 간 협상의 쟁점은 현재 2만8500명 규모인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데 드는 약 20억달러의 비용이며 현재 한국은 거의 절반을 부담하고 있다. 한·미 협상팀은 지난해 3월 2020년 분담금을 전년도 분담금(1조389억원) 대비 13%가량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50% 인상을 요구해 합의에 실패했다.

신문은 양국 관리들이 협상의 남은 쟁점은 밝히지 않았다면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 시절 한국이 제시한 것을 그대로 수용할지, 추가로 무언가를 더 주장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CNN도 지난 11일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한·미 양국이 방위비분담금 관련한 합의에 근접했으며 한국의 방위비를 2019년 대비 13% 인상하는 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방위비 분담금 13% 인상 합의설에 대해 “아직 확인해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타결은 조만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우리 정부 입장은 다년으로 체결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WSJ 보도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의 동맹은 동북아시아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라면서 “우리의 동맹과 공동의 방위를 강화할 새로운 SMA를 마무리 짓는 데 확고하게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