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한국인남편의 가사·양육관, 일반가정 남편보다 더 성평등적"
[경향신문]
‘다문화가정’의 한국인 남편이 육아와 가사 노동 등에서 일반 가정의 한국인 남편보다 더 협조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한국문화사회학회가 펴내는 학술지 ‘문화와 사회’ 최신호에 게재된 논문 ‘결혼 이주와 이주 수원국의 성 역할 태도: 다문화 가족과 비다문화 가족 한국인 남편의 성 역할 태도 비교를 중심으로’에는 이 같은 내용의 분석이 실렸다. 논문 저자인 이화여대 김석영씨는 여성가족부의 2015년 가족 실태 조사 중 다문화 가정 부부 2998쌍,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자료 중 다문화 가정 1만1714쌍 대상 설문 결과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여성가족부 조사는 이들에게 ‘아버지도 어머니와 같이 자녀를 돌볼 책임이 있다(육아)’ ‘맞벌이 부부는 집안일도 똑같이 나눠서 해야 한다(가사노동)’ ‘남자가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여자가 할 일은 가정을 돌보는 것이다(생계부양)’ 3가지 질문을 던졌다. 1~5 사이 점수로 응답하도록 했으며 5에 가까울수록 성평등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 결과 양육에 대한 셩펑등 인식은 다문화가정 남편이 평균 4.25점으로 비다문화 가정 남편(3.96점)보다 높았다. 가사노동에서도 다문화가정 남편이 3.6점으로 비다문화가정 남편(3.52점)보다 다소 높았다. 연구진은 “경제적 이유로 다문화가정 부부가 맞벌이인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한국인 아버지들이 육아에 상당한 역할을 맡게 되는 현실과 관련될 수 있다”며 “일부 한국인 남편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미숙한 아내 대신 가족 내 돌봄 주체가 되기도 한다”고 해석했다. 중국, 태국 등 한국보다 덜 가부장적인 국가 출신인 결혼 이주 여성들로부터 성역할 태도와 문화가 유입된 결과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에 비해 생계부양 측면에서는 비다문화가정 남편이 3.09점으로 다문화가정 남편(2.95점)보다 좀더 성평등적 인식을 보였다. 연구진은 “다문화가정 아내 상당수가 정규 임금 노동시장에서 소외된 현실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면서도 “부양자로서 경제적 권력은 다문화가정 남편들의 남성성을 구성하는 핵심 기제이며 이를 통해 남편들 또한 존경받는 남성의 지위를 재확인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부장제의 재도약 또한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한국에서 확대되고 있는 다문화가족의 미래와 관련해 상반되는 가능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문화가정 남편들이 더 가부장적이라고 단정하는 데는 신중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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