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에 약했던' 바르사, 깜짝 스리백으로 세비야 잡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2. 2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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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사, 세비야전 쿠먼 감독 체제 첫 스리백 가동
▲ 바르사, 뎀벨레-메시 골로 2-0 승
▲ 밍게사, 수비 커버 역할 & 데스트-뎀벨레 측면 공격 주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세비야와의 경기에서 깜짝 스리백을 가동하면서 2-0 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오랜만에 강팀하고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바르사이다.

바르사가 라몬 산체스 피즈후안 원정에서 열린 2020/21 시즌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리가) 25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바르사는 16승 5무 4패 승점 53점으로 비록 2경기를 더 치르긴 했으나 1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승점 55점)와의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바르사는 깜짝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리오넬 메시와 우스망 뎀벨레가 투톱으로 나섰고, 수비형 미드필더 세르히 부스케츠를 축으로 페드리와 프렝키 데 용이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조르디 알바와 세르지뇨 데스트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제라르드 피케를 중심으로 클레망 랑글레와 오스카 밍게사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다. 로날드 쿠먼 감독이 바르사 지휘봉을 잡은 이번 시즌 첫 스리백 가동이었다.


바르사는 이번 시즌 내내 강팀하고의 맞대결에서 부스케츠가 커버 범위 부족으로 인해 수비에서 문제를 노출했고, 측면 수비도 불안요소를 드러냈다.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바로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이었다. 당시 바르사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데스트가 PSG 에이스 킬리앙 음바페에게 완패하면서 해트트릭을 허용해 1-4 대패의 원인을 제공했다. 부스케츠 역시 수비 커버에 문제를 드러냈다.

비단 PSG전이 전부가 아니다. 바르사는 세비야와의 전반기 라리가 경기에선 1-1 무승부에 그쳤고, 코파 델 레이 준결승 1차전에선 0-2로 패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에서도 1-3으로 패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선 0-1로 패했다.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수페르코파 결승전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2-3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2차전에선 2-0으로 승리했으나 정작 최종전에서 0-3으로 패하면서 상대 전적에 의거해 유벤투스에게 조 1위 자리를 내준 채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에 쿠먼 감독을 과감히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통해 오른쪽 센터백으로 나선 밍게사가 데스트의 수비 뒷공간을 커버해주었다. 밍게사의 보호 속에서 데스트는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에 나서면서 측면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40분경에 시도한 왼발 슈팅은 골대를 넘어갔고, 59분경에 골대를 강타하면서 아쉽게 득점에는 실패했다.

왼쪽 측면 공격은 뎀벨레가 자주 측면으로 빠지면서 알바와 함께 적극적으로 세비야 베테랑 오른쪽 측면 수비수 헤수스 나바스의 배후를 공략해 나갔다. 쿠먼 감독은 앙투안 그리즈만 대신 뎀벨레를 메시의 투톱 파트너로 선발 출전 시킨 이유에 대해 "우리는 전술에 변화를 가지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뎀벨레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첫 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시피 우리는 그리즈만보다 더 빠른 선수가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주효했다. 먼저 그는 22분경, 데 용이 측면으로 내준 패스를 받아 중앙으로 접고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으나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어서 28분경,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간 뎀벨레는 메시의 스루 패스를 받아 야신 보노 골키퍼 다리 사이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그는 60분경엔 영리하게 돌아서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선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해 들어가서 패스를 내주었으나 메시의 슈팅이 골대를 훌쩍 넘어가면서 아쉽게 도움을 올릴 수 있었던 기회가 무산됐다.

바르사는 66분경, 체력 안배 차원에서 피케를 빼고 로날드 아라우호를 교체 출전시켰다. 이어서 70분경엔 부상을 당한 페드리 대신 일라이스 모리바를 투입했다. 모리바는 메시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고, 결국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센스있는 백힐 패스로 메시의 골에 기여했다(모리바의 패스를 받은 메시가 치고 들어가다가 수비 제치고 슈팅을 가져간 걸 보노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재차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렇듯 바르사는 스리백 전술 변화를 통해 측면 수비 문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부스케츠 보호에도 효과를 발휘하며 2-0 완승을 거두었다. 점유율에선 56대44로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선 9대4로 두 배 이상 많았다. 세비야가 바르사전 이전까지 경기당 11.8회의 슈팅을 시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비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스리백 전술이 바르사에게 있어 강팀 전용 전술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일정 부분 내비친 일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바르사는 오는 3월 3일, 세비야와 코파 델 레이 준결승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어서 주말 오사수나와의 라리가 26라운드 이후 PSG와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중요한 일전들에서 이겨내기 위해선 설령 본인들의 축구 철학에 다소 위배되는 전술이더라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써야 하는 바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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