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대사, UN 총회서 '세손가락 경례'.. 군부는 즉각 경질

서유근 기자 2021. 2. 2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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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TV 연합뉴스

유엔(UN) 총회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한 주UN 미얀마 대사의 용기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미얀마 국민이 그를 영웅시하자 군부는 “국가를 배신했다”며 대사를 경질했다.

2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초 모에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는 지난 26일 열린 유엔 총회에서 자신은 군부가 아닌 아웅산 수지의 문민정부의 대표라며 군부 쿠데타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총회에서 “(유엔은) 미얀마 군부에 대항해 조치를 취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얀마 국민에게 안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군부가) 무고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을 멈추고, 군사 쿠데타를 즉시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해 국제 사회의 가능한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연설 마지막에 미얀마어로 “우리의 명분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며 미얀마 국민 사이에서 쿠데타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그가 발언을 마치자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 사실이 미얀마 국내로 알려지자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다수 국민들은 초 모에 툰 대사를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다. 군부의 지배에 대다수 공직자들이 저항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쿠데타를 규탄한 사실상 첫 미얀마 고위 공직자이기 때문이다.

군부 집권 반대 시위를 주도하는 아이 씽자르 마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이 승리할 것이고 권력에 사로잡힌 군정은 무너질 것”이라고 썼다. 군부의 통치를 반대하는 미얀마 국민들도 소셜미디어(SNS)에 초 모에 툰 대사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사진을 올려 공유하고 있다.

군부를 반대하는 초 모에 툰 대사가 국민들 사이에서 영웅시되자 미얀마 군부는 27일 국영TV를 통해 그가 국가를 배신했다며 대사직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초 모에 툰 대사는 로이터통신에 “내 능력이 닿는 대로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각국 유엔 대사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초 모에 툰 대사에게 찬사를 보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초 모 툰 대사의 용기 있고 분명한 성명을 지지한다”며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에서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그들의 요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적었다.

반면 유엔 중국 특사는 쿠데타를 비판하는 대신 미얀마의 내정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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