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디자이너들이여,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가

김은진 2021. 2. 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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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가족휴가로 간 프랑스에서 하루 세 번이나 강남스타일 노래를 들었다.

두 번째, 최근 현업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의 고충을 수렴한 결과 상당수가 잦은 야근에 이어 공유플랫폼을 통해 거래되는 낮은 작업단가에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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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가족휴가로 간 프랑스에서 하루 세 번이나 강남스타일 노래를 들었다. 지난해 BTS는 빌보드차트에서 한국어 곡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런 K팝의 중심에는 K디자인이 있다. 무대의상, 세련된 MV, 로고와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등 전 세계 팬들은 듣는 음악을 넘어 감성을 공유하는 경험에 열광한다.

질적 성장만큼 K디자인은 양적으로도 큰 성장을 했다. 지난해 디자인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내 디자인 산업규모는 18조2900억원, 디자인인력 33만6000명, 신고된 디자인전문기업이 9300여개라고 하니 그 규모가 작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 디자이너는 아직도 힘듦을 호소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특수성과 보편성 간의 간극이 큰 작금의 디자인 현실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국내 디자인 안목은 과히 최고라 하겠다. '모든 사람은 디자이너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수요자 관점의 창의적 사고를 추구한다는 측면에서는 옳은 말이지만, 모두가 디자인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디자인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융합하는 분야에 대해 철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며, 감성과 창의성을 가시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전문분야다. 최근 디자인학과 6년 확대 전환의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디자인은 전문영역이고, 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절실하다.

두 번째, 최근 현업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의 고충을 수렴한 결과 상당수가 잦은 야근에 이어 공유플랫폼을 통해 거래되는 낮은 작업단가에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필자 역시 가장 유명하다는 플랫폼에서 전문디자이너의 CI, BI 작업이 단돈 5만원에 거래되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공유경제 확산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하지만 이를 타개할 방법은 없는가.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는 디자인권리보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4종에 대한 표준계약서를 개정, 고시했다. 또한 2019년 12월부터 산업디자인개발의 대가기준을 고시하고 관련 정보시스템을 작년 초부터 제공하고 있다. 영국디자인카운슬은 기업이 디자인에 투자했을 때 얻는 매출 이익이 20배에 달한다고 했다. 디자인은 그 어떤 영역보다 확실한 성공의 열쇠다. 기업들은 이런 가치를 존중하고 디자인이 더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또한 디자이너들은 스스로 자기 디자인을 지켜야 한다. 혹시 아직도 디자인공지증명이나 디자인법률자문, 디자인분쟁조정위원회를 모르는가? 자기 디자인을 스스로 사수하자!

디자인의 외연 확대 또한 중요하다. 최근 스타트업계는 디자이너 출신 창업가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는데, 자신을 경영하는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는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는 "많은 사업가는 사업 성공을 위해 디자인과 브랜드를 활용하지만 나는 그 반대"라고 말하며 가슴을 울리는 브랜드 정립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디자이너는 독창성과 창의성 그리고 융통성을 가지고 거시적 관점에서 미래를 계획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여 행복을 추구하고 나아가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 핀란드에는 "훌륭한 우리 아이는 커서 디자이너가 될 큰 녀석"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디자이너라면 문제해결자(Solver)를 넘어 비전제공자(Visionary)가 돼야 한다. 디자이너들이여! 당신은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윤주현 한국디자인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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