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이 본 자산가 투자 전략은 "단기 변동성 대비..분할매수·분산투자 나서"

빈난새 기자 binthere@sedaily.com 2021. 2. 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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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업종·지수 당분간 조정 가능성
친환경 등 장기수혜 업종에 집중
채권·달러 등 안전자산 비중 늘려
'관리 부담' 부동산 투심은 싸늘
[서울경제]

시장 금리가 급등하고 증시가 출렁이면서 재테크 전략을 놓고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위험 자산 폭락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분석한다. 최근 주식시장을 흔든 국채 금리 상승의 바탕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기 때문이다. 다만 당분간 증시가 숨을 고르고 상승세가 가팔랐던 업종·지수의 조정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분할 매수와 분산 투자 전략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친환경·신성장 산업 등 장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여유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8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올 2월 들어서만 36.9bp(1bp=0.01%포인트) 올라 지난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을 나타냈다. 25일(현지 시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5%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 시장도 흔들렸다. 26일 한국 국고채 10년 만기 금리는 약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코스피도 전일 대비 2.8% 하락했다. 주식·펀드 투자에 적극 나서왔던 투자자들로서는 전략 수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대형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최근의 시장 변동에도 불구하고 위험 자산을 정리할 시점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최근의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백신 보급, 추가 재정 부양 등에 힘입어 경기 회복 속도가 당초 전망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이 우세해서다. 기대 인플레이션율 급등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서도 연준은 현재의 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거듭 천명하고 있다.

허도경 신한PWM목동센터 PB팀장은 “결국 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기대가 금리를 끌어올렸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금리 상승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도 하락만 하는 게 아니라 반등을 반복하고 있어 자산가들은 오히려 추가 투자 기회로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금리가 다소 올랐다고 해도 자산가들이 느끼는 금리 상승은 미미하기 때문에 배당이익도 누릴 수 있는 주식·펀드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며 “다만 최근 변동성이 크고 앞으로의 방향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시간을 두고 분할 매수를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변동성 확대와 조정 장기화에 대비해 옥석을 가리고 비중을 조정하는 작업은 더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산업, 5세대(5G)·반도체·헬스케어 등 장기적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업종에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장윤서 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전기차·배터리 업종은 상승 폭이 컸지만 장기적으로 산업 흐름이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상승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현섭 부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오르지 않은 유로존 인덱스와 경기 민감주인 리츠, 건설 업종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추천했다. 글로벌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중국은 여전히 유망한 시장으로 꼽혔다.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리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신현조 우리은행 TC프리미엄 잠실센터장은 “예상보다 금리가 빠르게 오를 가능성도 살아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잦아들 때까지 단기 채권, 채권형 펀드, 달러, 금 등 안전 상품의 비중을 조금 높이는 것이 좋다”며 “장기적으로 자산 버블을 염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자산가들의 심리는 차갑다. 김현섭 부센터장은 “임대차법·세금 이슈 등으로 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이미 부동산이 있는 자산가의 경우 추가 투자에 대한 관심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부동산 매각 자금을 고배당 우량주에 넣어두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sedaily.com,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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