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값 너무 올라 된장찌개도 못먹겠네"

강민호 2021. 2. 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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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계란값 23% 올라 '金란'
감자 8개에 1만원 줘야
양파·마늘 등 채소류에
가공식품 가격도 들썩
"당분간 상승세 이어질것"
28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최근 달걀과 채소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주형 기자]
서울에 사는 주부 이 모씨(37)는 "지난해만 해도 1단에 2000~3000원 정도 하던 대파가 6000원대까지 오른 것을 보고 사려고 집었다가 도로 내려놨다"면서 "감자도 7~8개에 5000원 하던 게 1만원으로 두 배 정도 오른 것 같아 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은 채소 값보다 고기 값이 싼 것 같아서 삼겹살 등 고기 반찬을 더 자주 먹는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부도 "애호박 값이 올라서 된장찌개 끓이는 것도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계란 값이 고공 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마늘, 양파, 대파, 애호박 등 단골 식재료는 물론이고 감자와 고구마 등까지 가격이 크게 올라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빵, 즉석밥, 장류 등 가공식품 가격까지 들썩이며 당분간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되레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28일 전국 18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 유통 업체를 조사해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감자와 고구마 가격은 크게 오르고 있다. 감자(상품·1㎏)와 밤고구마(상품·1㎏)는 각각 5020원, 6642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감자는 3330원에서 50.8%, 밤고구마는 6465원에서 2.7% 올랐다. 특히 밤고구마는 1년 전 4109원과 비교하면 61.7% 상승했다. 계란 가격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A대형마트 기준 계란(30구·특란)은 5580원을 기록해 한 달 전 4990원보다 12% 상승했다. 같은 날 B대형마트에서는 계란(30구)이 한 달 전 6480원보다 23% 오른 7980원을 기록했다.

양파, 마늘, 대파 등 양념 채소류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세인 것도 눈에 띈다. A대형마트에서 이날 기준 풋고추(150g)는 2480원으로 한 달 전(1880원)보다 32% 뛰었다. 같은 날 대파(800g)는 5580원을 기록해 한 달 전 4980원에서 12% 상승했다. 다른 대형마트도 비슷했다. 이날 기준 B대형마트에서 대파(1단)와 양파(1.5㎏)는 각각 6480원, 5280원으로 한 달 전 4480원에서 45%, 18% 올랐다.

채소류 가격이 급등한 것은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 부진 때문이다. 농업관측본부는 지난 1월 6일 발표한 '마늘·양파·대파 수급 동향 및 전망'을 통해 3월까지 양파, 마늘, 대파 등의 가격이 평년 대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양파 입고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67만t으로 조사됐다. 전년보다 저장량이 적고 부패율도 높아 2020년 12월 말 기준 재고량은 전년보다 9% 감소한 23만7000t으로 나타났다.

대파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주요 대파 산지인 전라남도 신안·진도·영광 등의 재배면적이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9%, 3% 작은 2986㏊를 기록했다. 지난해 겨울 대파 생산량은 재배면적과 단수 감소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파와 양파 등의 가격 상승세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다"며 "3월 말 출하 예정인 조생종 양파 등이 조기 출하되기 전까지는 높은 가격대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빵, 즉석밥, 장류 등 가공식품 물가도 오르고 있다. 지난 1월 뚜레쥬르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90여 종 제품 가격을 평균 약 9% 인상한 데 이어 파리바게뜨도 지난 19일부터 일부 빵 가격을 평균 5.6% 올렸다. 즉석밥 가격도 인상됐다. 지난해 쌀값 급등에 따라 즉석밥 1위 업체 CJ제일제당은 지난 25일 '햇반' 가격을 6~7% 올렸다. 같은 날 오뚜기와 동원F&B도 '오뚜기밥'과 '센쿡' 가격을 각각 7~9%, 11% 인상했다.

고추장과 양념장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해찬들' 고추장 5종 가격을 평균 9%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이 해찬들 가격을 올린 것은 2019년 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CJ제일제당은 '백설' 브랜드 양념 고추장 가격을 설 연휴 이후 평균 6% 올렸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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