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연어 신광훈, 개막전 승리 선물

포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2021. 2. 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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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포항 신광훈(가운데)이 2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인천과의 개막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철인은 떠났지만, 연어가 돌아왔다. 포항 스틸러스에 5년 만에 돌아온 수비수 신광훈(34)이 화끈한 복귀골로 차갑게 식을 뻔 했던 용광로 축구를 뜨겁게 살려냈다.

포항은 2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1 K리그1 개막전에서 신광훈과 송민규의 연속골을 묶어 인천 유나이티드를 2-1로 제압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자가격리 중이라 전력이 온전치 않은 포항이 2년 연속 개막전 신바람을 낸 반면 인천은 11년 연속 개막전 무승(5무6패) 징크스를 재확인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홈팀의 잔칫날인 개막전은 두 선수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2003년 포항에서 데뷔한 이래 18년간 포항 선수로만 활약했던 철인 김광석은 인천으로 이적해 적수로 등장했고, 과거 포항 전성기를 상징했던 신광훈은 2017년 이후 처음 포함으로 돌아온 까닭이다. 거리두기 완화로 1년 만에 관중석을 찾은 포항 팬 2899명은 새하얀 인천 유니폼을 입은 김광석에 아쉬움을 내비치면서도 신광훈의 복귀에 열광했다.

개막전의 양상도 두 선수의 활약상에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화끈한 공격 축구(전체 득점 1위·56골)으로 3위에 올랐던 포항은 가까스로 살아남은 인천에 전반 내내 주도권을 내줬다. 포항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광석이 버티는 수비를 뚫는 게 쉽지 않았다. 전반 27분에는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막지 못하면서 인천 아길라르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믿었던 신광훈이 볼 처리 실수로 선제골의 빌미를 줬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인천 선수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 결장한 무고사의 유니폼을 내려놓은 채 하늘을 가리키는 추모식 세리머니를 펼치자 관중석의 응원 열기도 그만 가라앉았다. 인천 관계자는 “무고사의 아버지가 지병으로 25일 세상을 떠났다”면서 “근조 리본을 달고 뛴 선수들이 무고사를 의미로 준비한 세리머니”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신광훈은 후반 들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포항도 살아났다. 원래 측면 수비수인 신광훈이 중앙으로 이동해 아길라르를 꽁꽁 묶으면서 답답한 경기를 풀어냈다. 수비가 살아나니 공격도 살아났다. 이번에도 신광훈의 활약이 빛났다. 신광훈은 후반 14분 페널티지역에서 흘러나온 공을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연결한 것이 살짝 굴절돼 골대 안에 꽂혔다. 잠시 포항을 떠났으나 다시 포항맨으로 돌아온 신광훈의 화끈한 복귀 신고였다. 공교롭게도 이 슛은 김광석의 몸을 맞고 굴절돼 골키퍼가 막지 못하는 묘한 상황이 겹치기도 했다.

기세가 오른 포항은 후반 27분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의 주인공 송민규가 팀 동료 강상우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맞고 나온 공을 밀어 넣으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믿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신)광훈이는 활동량도 많고 기술과 투쟁심도 강한 선수다. 오늘 경기에선 측면 뿐만 아니라 중앙에서도 활용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신광훈은 “5년만에 집으로 돌아온듯한 느낌으로 편하게 경기했다. 편한 마음이 있었기에 좋은 결과가 왔다. 운도 따른 것 같다”고 화답했다.

포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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