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다음은 난민' 게이머가 달라졌어요

이대호 2021. 2. 2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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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용자(게이머)들이 기업 앞으로 불만 내용을 표시한 전광판 트럭을 잇따라 보내더니 이젠 경쟁사 게임으로 직접 이동하는 상황이 나와 눈길을 끈다.

예전부터 개별 이용자의 이탈은 적지 않게 있었지만,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타 게임으로 넘어가는 것은 대단히 드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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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 트럭 시위 이어지다 난민 사태 발발
메이플스토리→로스트아크 게이머들 이동 관측
개별 목소리 내다 단체 행동 부쩍 많아져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게임 이용자(게이머)들이 기업 앞으로 불만 내용을 표시한 전광판 트럭을 잇따라 보내더니 이젠 경쟁사 게임으로 직접 이동하는 상황이 나와 눈길을 끈다. 예전부터 개별 이용자의 이탈은 적지 않게 있었지만,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타 게임으로 넘어가는 것은 대단히 드문 사례다.

발단은 메이플스토리 확률 로직(구조) 오류였다. 먼저 이용자들 사이에서 게임 아이템에 추가 옵션(능력치)을 붙이는 과정에서 실패 사례가 너무 많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쓸모없는 특정 옵션이 자주 붙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용자들의 의혹 제기에 회사 측이 점검에 나섰고, 결국 확률 로직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무작위 뽑기 아이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확률 로직 오류가 불거지자, 마치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상황이 됐다. 회사가 정정 공지를 내고 보상도 제시하겠다고 손을 내밀었으나 마음 떠난 이용자들을 돌려세우지 못했다.

결국 게이머들이 찾아 나선 게임 중 하나가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다. 게임 커뮤니티에선 로스트아크로 넘어간 이들을 ‘메난민’으로 부른다. ‘메이플스토리 난민’의 줄임말이다.

로스트아크 커뮤니티 난민 게시글 갈무리
이 메난민들이 로스트아크에서 보인 반응도 화제다. ‘확정형이예요?’, ‘뭐부터 사야 하나요’ 등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에게 익숙지 않은 질문을 던지면서 잠잠하던 로스트아크 커뮤니티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형 뽑기 아이템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로스트아크 내 구매 당시부터 상품이 정해진 확정형 아이템과 유료 결제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접하면서 놀라움과 반가움이 섞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게임 서버 접속 대기열도 생겼다. 메난민들이 몰리면서, 로스트아크 서버에 활기가 돌고 있다. ‘예전처럼 서버 접속도 쉽게 못한다’며 불만을 담은 게시글도 보이나, 이용자끼리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돕는 광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때마침 스마일게이트RPG가 로스트아크에 업데이트를 적용해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다. 이달 초 신규 클래스 적용으로 이용자 수가 늘었고, 25일 두 번째 군단장도 추가했다. 예상치 못한 메난민 유입이 이어져 상승세에 탄력을 더할 수 있게 됐다.

게임트릭스 PC방 점유율을 보면 27일 기준 메이플스토리가 6위, 로스트아크가 8위다. 메이플스토리가 여전히 앞서있으나, 뿔난 메이플스토리 게이머들이 지갑을 닫은 상황인 가운데 메난민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예상치 못한 시장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명시한 게임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게임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 청와대와 국회 청원, 의견서 전달 등을 통해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드러내고 집단행동을 하고 있는데 (게임산업)협회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의 반발은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게 되고 이렇게 되면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들어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대호 (ldhd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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