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여쪽 김정은 위인전 발간.. 문재인 대통령 언급 빼고 정상회담 자화자찬

북한에서 김정은에 대한 위인전을 발행했다. 사진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평양 노동신문

북한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위인전'을 내고 핵무기 개발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등을 대표적인 치적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정작 평창올림픽에 북 대표단을 초청하고 북미정상회담의 중재자 역할을 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위인과 강국시대'라는 제목의 도서를 공개했다. 

이 책은 평양출판사가 지난해 12월30일 발간한 것으로 총 620여쪽, 7개 챕터로 구성됐다. 김정은 집권 10년 동안 국방·외교·경제·사회·문화 분야 성과를 담았다. 사실상 '김정은 위인전'이라는 평가다. 

대외관계 성과로는 북미관계를 꼽았다. 2018년 사상 첫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에만 15쪽을 할애하며 지대한 업적으로 자평했다. 다만 '노딜'로 끝난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다루지 않았다.

대남관계과 관련해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내용은 '9월 평양공동선언'이라는 표현으로만 소개하고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다. 특히 이 과정들을 주도한 문 대통령은 책에서 거론하지 않았다.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문선명 통일교 총재 등의 이름과 일화를 직접 거론한 것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 책에서는 핵무력 강화 의지도 강조했다. '핵에는 핵으로'라는 소제목을 단 글을 통해 2016년 수소탄 실험과 이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을 설명했다. 

아울러 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 발사 시험도 서술했다. "적대세력들과는 오직 힘으로, 폭제의 핵에는 정의의 핵 억제력으로만이 통할 수 있다", "강위력한 핵 무력으로 미국의 일방적인 핵 위협의 역사를 끝장내야 한다"가 김정은의 신조라는 설명도 있었다. 

책에서는 "군사적 긴장 상태의 지속을 끝장내는 것이야말로 북남관계의 개선과 조선(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쿠바 등과의 관계도 강조했다. "조중친선 관계는 공동의 위업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 속에서 피로써 맺어진 관계"라면서 김정은이 2018년과 2019년에만 네차례에 걸쳐 중국을 방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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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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