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건강 악화로 입원..염 추기경 "많은 기도" 당부 [서울대교구 입장 전문]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90) 추기경이 건강이 악화돼 입원 중이다. 28일 정 추기경의 입원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정 추기경이 몸에 많은 통증을 느껴 주변의 권유에 따라 지난 21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며 “현재 서울대교구는 정진석 추기경의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만약의 사태에 따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월 25일 교구 사제들에게 공문을 보내 “정진석(니콜라오) 추기경님께서 병환이 위중하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 중”이라며 “정 추기경님을 위해 신자들과 함께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허 신부는 입장문을 통해 “정 추기경은 코로나 19로 고통받는 분들을 기억하면서 자신이 노환으로 받는 고통도 작지만 하느님께서 봉사로 써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며 정 추기경이 자신의 선종(善終)에 대비해 여러 당부를 한 사실도 밝혔다. 정 추기경은 2018년 9월 27일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연명의료계획서에 서명했으며, 자신이 2006년 서약한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후 각막기증을 거듭 의료진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또 고령으로 인해 장기기증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연구용으로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5일에는 자신의 통장 잔액을 모두 명동밥집, 아동 신앙 교육 등 본인이 직접 지정한 곳에 기증하도록 했다.
정 추기경은 서울의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성장해 서울대 화학공학과 재학 중 발발한 6·25 전쟁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한 후 사제의 길로 진로를 바꿨다. 1961년 사제가 된 후 로마 우르바노대학에서 교회법을 전공했으며 1970년 만 39세의 당시 국내 최연소 주교로 임명됐다.
1970년부터 28년간 청주교구장을 지낸 그는 1998년 김수환 추기경 후임 서울대교구장(대주교)에 임명돼 서울로 돌아와 2012년까지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를 지냈다. 2006년엔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에 임명됐다.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서 물러난 후에는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신학대학) 주교관에서 지내며 매년 1권씩 책을 저술·번역하면서 지내왔다. 지난해 9월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 추기경의 주교 수품 50년(금경축)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왔으며, 정 추기경은 최근에도 ‘교회법해설 개정판’(전6권)을 펴냈다.
<정진석 추기경 건강 상태와 입원에 관한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입장>
한 언론에서 2월 28일 정진석 추기경 건강악화와 입원치료에 대한 기사가 나와 이에 대한 현재의 상태를 말씀드립니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하시던 정진석 추기경께서 지난 주일(21일)에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본인은 입원에 대한 의사가 없었지만, 입원 며칠 전부터 몸에 많은 통증을 느끼셔서 주변의 권고로 입원했습니다.
입원 직후 미열이 있었지만, 대화를 하시는 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입니다. 입원 전에 이미 정 추기경은 스스로 고령임을 감안해 주변에 많은 걱정을 끼친다며 많은 위험을 안고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신 상태였습니다.
정 추기경은 코로나 19로 고통받는 분들을 기억하면서 자신이 노환으로 받는 고통도 작지만 하느님께서 봉사로 써주시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정 추기경은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면서 2018년 9월 27일에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서명했습니다. 또한 2006년도에 자신이 서약한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후 각막기증이 실시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부탁했고, 만약 나이로 인해 장기기증이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해주실 것을 연명계획서에 직접 글을 써서 청원한 바 있습니다. 지난 2월 25일에는 자신의 통장에 있는 잔액도 모두 명동밥집, 아동 신앙 교육 등 본인이 직접 지정하여 봉헌하도록 했습니다.
2월 25일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교구 내 사제들에게 공문을 통해 “정진석(니콜라오) 추기경님께서 병환이 위중하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 중”이라며 “정 추기경님을 위해 신자들과 함께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서울대교구는 정진석 추기경의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만약의 사태에 따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19로 직접 면회가 어려우니 정 추기경님을 위한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2021년 2월 2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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