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 파격 임금인상 본 엔씨소프트는 얼마를 올려줄까
[경향신문]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넥슨과 넷마블이 연달아 파격적인 임금인상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들과 함께 ‘빅3’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매년 3~4월에 신규 연봉을 책정해 4월부터 이를 적용해 왔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데다가 경쟁업체들이 대폭 임금을 끌어올리면서 연봉협상을 앞둔 직원들의 기대도 커진 상태다.
넥슨이 지난 1일, 넷마블이 지난 10일 나란히 ‘전직원 연봉 800만원 인상’을 발표하면서 게임업계에는 경쟁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난 17일에는 엔씨소프트가 비상이사회를 소집해 넥슨·넷마블보다 더 많은 전 직원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계획을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엔씨소프트가 바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엔씨소프트 직원들의 기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수요’가 대폭 늘어나면서 엔씨소프트도 수혜를 입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2020년 연간 실적 결산(연결기준) 결과 매출 2조4162억원, 영업이익 8248억 원, 당기순이익 586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72%, 당기순이익은 63%나 증가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말 전 직원에게 ‘코로나19 특별 격려금’으로 200만원씩을 지급했지만, 이는 단순한 격려금일 뿐 연봉과는 상관이 없다.
엔씨소프트 직원들은 매출규모가 비슷하고, 영업이익은 적은 넷마블이 연봉 800만원 인상을 발표한 터라 이보다 더 큰 인상폭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게임업계 빅3에 속하지 않는 크래프톤이 지난 25일 개발자 2000만원, 비개발자 1500만원 연봉인상을 발표하면서 다시 불을 붙여놓은 상태다.
게임업계를 비롯한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개발자 등 필수 인력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상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더 나은 보상이 불가피하다. 엔씨소프트는 3월까지 직원 개개인별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이어 연봉책정을 마칠 계획이다. 업계관계자는 28일 “회사는 코로나19 등으로 급격히 성장했는데, 연봉 등 대우는 그에 미치지 못하다는 인식이 게임업계에 퍼져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그 요구를 맞춰줄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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