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새 한 달전 보다 22% 감소..기온상승에 야생조류 AI 확진도 감소세
[경향신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 추세가 한풀 꺾였다. 확진 농장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주된 감염원인 철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빈도가 크게 줄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오리과 겨울철새 개체수가 전반적으로 줄었고, 저수지 결빙 등으로 밀집됐던 서식 환경이 해빙으로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월19일~25일 7일간 야생조류 AI 예찰 과정에서 채취한 시료를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AI 10건이 확진됐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첫 발생 이후 25일까지 누적 건수는 207건으로, 폐사체가 가장 많은 154건(74%), 분변 34건(16%), 포획개체 19건(9%) 순이었다.
야생조류 바이러스 검출 건수는 2월 첫째주 20건을 넘어섰다가 둘째주 12건, 셋째주 6건으로 전주대비 약 50%씩 감소하는 추세다.
농식품부는 지난 1월 서식지 결빙으로 집단 폐사가 발생한 철원 토쿄저수지 일부가 해빙되면서 철새 밀집 서식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철새 개체수가 줄어든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월 겨울철새 서식현황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월 대비 19만1553마리였던 겨울철새 개체수는 2월 85만8236마리로 21.4% 감소했다. 특히,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관련 종인 오리과 조류가 1월 76만3800마리에서 2월 59만3857마리로 1개월 전보다 22.2% 감소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2~3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철새의 북상 시기가 예년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뜻인만큼 고병원성 AI 사태가 정점을 넘어선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한편, 이날 경기도 포천의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추가로 확진되면서 국내 고병원성 AI 확진 농장·농원는 모두 103곳으로 늘었다. 이에따라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발생지 인근의 농장에서 사육하는 가금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하고 이동 제한, 집중 소독 등 강화된 방역 조치 시행에 들어갔다.
산발적인 농장 확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발생 빈도는 크게 낮아졌다. 지난달에는 하루 2~3건씩 전국 복수의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지만 이달 중순부턴는 이틀이나 사흘 간격으로 단수 농장에서 확진 판정이 나오고 있다. 이달 15일과 17일 전국에서 각각 2곳의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을 제외하면 이후 복수 확진 사례가 발생한 날은 없다.
이기중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장은 “전국 곳곳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지속 검출되고 있어 가금농장 추가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가금농장은 외부 사람·차량의 출입을 최대한 금지하고, 축사 진입 전 장화 갈아신기, 생석회 벨트 구축, 전실 소독 등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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