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에서 발굴된 2000년전 마차..온전한 상태 유지

윤기은 기자 2021. 2. 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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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폼페이고고학공원은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폼페이 시비타 지울리아나에서 온전한 상태로 보존된 마차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폼페이고고학공원 제공


약 2000년 전 대규모 화산폭발에 묻힌 도시 폼페이에서 온전한 형태의 사륜마차가 발굴됐다.

폼페이고고학공원은 2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결혼식이나 퍼레이드 등 행사 당시 사용되던 사륜마차를 시비타 지울리아나의 고대 별장에서 발굴했다”며 “이처럼 훌륭한 상태로 보존된 마차는 발굴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시비타 지울리아나는 이탈리아 고대 폼페이 성벽으로부터 약 700m 북쪽에 떨어져 있는 도시다.

너비 약 90cm, 길이 약 140cm의 이 마차는 네 바퀴가 모두 달려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본체는 철로 만들어졌으며, 뒤쪽에는 동과 주석으로 만들어진 아이 모양의 장식이 붙어있다. 폼페이고고학공원은 이 장식물이 그리스로마신화 사랑의 신인 큐피트인 것으로 추정했다.

마차에 달린 동·주석 성분의 장식품. 폼페이고고학공원은 이 장식물이 그리스로마신화 사랑의 신인 큐피트라고 27일(현지시간) 설명했다. 폼페이고고학공원 제공


마시모 오산나 폼페이고고학공원 책임자는 “지금까지 운송용 마차는 발굴됐지만, 행사에 사용된 마차는 이번에 처음 발굴됐다”며 “퍼레이드 행진 때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산나 책임자는 마차 뒤쪽 장식에 사랑의 신인 큐피트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마차는 여성이 사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혼식에서 신부가 새 집으로 이동하는 데 쓰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고학자들은 2017년부터 해당 별장에서 유물 발굴작업을 시작했다. 2018년에는 세 마리 말의 유해를 별장 내 마굿간에서 발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화산재에 묻혀있던 시신 두구의 유해를 발견했으며, 지난 1월에는 이번에 발굴된 마차의 일부 부품을 발견했다.

이탈리아 폼페이 시비타 지울리아나의 별장에서 마차 발굴 작업을 펼치는 전문가들. 폼페이고고학공원 제공


폼페이고고학공원 측은 현지 검찰과 협조해 유적지 보안을 더 강화했다. 앞서 시비타 지울리아나에서 폼페이 유적 도굴을 시도한 사례가 여러 차례 발견됐기 때문이다.

폼페이는 로마제국에서 번성했던 도시였으나 기원 후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가 화산재에 묻혔다. 16세기 수로 공사 도중 관련 유적이 출토됐으며, 지금도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보존 상태가 훌륭한 데다 당시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고고학적 가치가 커 폼페이 고고학 공원 일대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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