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에서 발굴된 2000년전 마차..온전한 상태 유지
[경향신문]
약 2000년 전 대규모 화산폭발에 묻힌 도시 폼페이에서 온전한 형태의 사륜마차가 발굴됐다.
폼페이고고학공원은 2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결혼식이나 퍼레이드 등 행사 당시 사용되던 사륜마차를 시비타 지울리아나의 고대 별장에서 발굴했다”며 “이처럼 훌륭한 상태로 보존된 마차는 발굴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시비타 지울리아나는 이탈리아 고대 폼페이 성벽으로부터 약 700m 북쪽에 떨어져 있는 도시다.
너비 약 90cm, 길이 약 140cm의 이 마차는 네 바퀴가 모두 달려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본체는 철로 만들어졌으며, 뒤쪽에는 동과 주석으로 만들어진 아이 모양의 장식이 붙어있다. 폼페이고고학공원은 이 장식물이 그리스로마신화 사랑의 신인 큐피트인 것으로 추정했다.
마시모 오산나 폼페이고고학공원 책임자는 “지금까지 운송용 마차는 발굴됐지만, 행사에 사용된 마차는 이번에 처음 발굴됐다”며 “퍼레이드 행진 때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산나 책임자는 마차 뒤쪽 장식에 사랑의 신인 큐피트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마차는 여성이 사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혼식에서 신부가 새 집으로 이동하는 데 쓰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고학자들은 2017년부터 해당 별장에서 유물 발굴작업을 시작했다. 2018년에는 세 마리 말의 유해를 별장 내 마굿간에서 발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화산재에 묻혀있던 시신 두구의 유해를 발견했으며, 지난 1월에는 이번에 발굴된 마차의 일부 부품을 발견했다.
폼페이고고학공원 측은 현지 검찰과 협조해 유적지 보안을 더 강화했다. 앞서 시비타 지울리아나에서 폼페이 유적 도굴을 시도한 사례가 여러 차례 발견됐기 때문이다.
폼페이는 로마제국에서 번성했던 도시였으나 기원 후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가 화산재에 묻혔다. 16세기 수로 공사 도중 관련 유적이 출토됐으며, 지금도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보존 상태가 훌륭한 데다 당시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고고학적 가치가 커 폼페이 고고학 공원 일대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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