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전형적이지 않은 김태리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1. 2. 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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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김태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전형적인 캐릭터도 전형적이지 않게 연기한다. 그래서 배우 김태리가 출연하는 작품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수는 적지만 대중에게 '믿고 보는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건 김태리가 전형적이지 않은,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는 2092년,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 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펼쳐 온 조성희 감독이 이번엔 영화의 무대를 우주로 옮겨 한국 최초로 SF 블록버스터에 출사표를 던졌다. 배우 송중기부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이 출연해 작품에 신뢰를 더했다.

김태리는 극 중 승리호를 이끄는 장선장을 연기했다. 영화 '아가씨'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으면서 배우로서 입지를 탄탄히 쌓아 올린 김태리는 이번 작품에서도 독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대중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흔히 생각하는 캐릭터에서 벗어난 김태리만의 선장 캐릭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고, 이는 '승리호'가 넷플릭스 영화부문 스트리밍 전 세계 1위를 달성하는데 한몫했다.

Q. 처음 영화 제안받았을 때 기분은 어땠나.

A. 감독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 머릿속에 훨씬 더 큰 세계가 있더라. 그런 이야기 듣다 보니까 설레기도 하고, 장선장 캐릭터도 너무 좋아서 도전을 하게 됐다. 영화 촬영하면서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장선장 캐릭터가 단순하지 않았다. 장르물이라는 것도 조금 어려운 지점이었다. 드라마가 흘러가면서 그에 맞는 호흡들로 연기를 하게 되는데 이거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계속 터지지 않나. 그러다 보니까 이걸 어느 만치 표현해야 할지 헷갈리더라.

Q. '승리호’와 같은 큰 작품의 주인공으로 나선다는 것이 부담되지는 않았나.

A. '아가씨'도 큰 작품이었고, '미스터 션샤인'도 그랬다. 근데 그중에서도 '승리호'가 정말 컸다. 그런데 있어서 부담감이 솔직히 있었다. 어떤 식으로 부담감을 희석했냐면, '우리 영화는 중기 오빠가 주인공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부담감을 내려놓기도 했다. 사실 부담감이라는 게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는 부분이 있지만 연기하는데 원동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그런 부담감은 재빨리 버리는 게 좋다는 걸 '승리호' 하면서 배웠다.

Q. '승리호'가 한국 최초 우주 SF물인데, 장르에 대한 부담감 없었나.

A. 장르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설렘이 컸다. 저는 약간 최초는 다 잘되는 생각이 있다. 할리우드에서만 보던 우주 활극을 한국에서 한국 배우들이 연기했을 때 결과물이 어떨지 너무 궁금했다. 물론 제가 안 나와도 재밌겠지만, 거기에 제 얼굴이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했다. 물론 장르적인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 스크린을 보고 연기를 한다거나, 업동이와 연기할 때 상상을 하면서 해야 했다.

Q. 본인이 생각했던 '승리호'의 비주얼과 실제는 어떤 점이 달랐나.

A. '승리호' 선원들이 생활하게 되는 우주선 같은 경우는 완벽하게 제작된 세트에서 촬영했다. 내부는 CG가 하나도 없었다. 소품이며 벽이며 가구들이 전부 다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내가 생활하는 집처럼 꾸며져 있으니까 생활감 같은 걸 느끼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됐다. 장선장의 패션에 적응하는데 오래 걸렸다. 주변 사람들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면서 적응했던 것 같다. 선글라스도 감독님이 껴야 한다고 해서 착용했다. 그런 형태의 선글라스를 처음 껴봐서 적응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Q. 장선장 캐릭터를 어떤 방향으로 접근했고,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또 공개 이후 전형적이지 않은 장선장 캐릭터 설정에 대한 호평이 많은데 어떤가.

A. 우선 감독님께 공을 돌리고 싶다. 감독님께 왜 저를 캐스팅하고 싶냐고 물었었다. 장선장 캐릭터는 좋았지만, 시나리오를 읽을 때 제 얼굴을 한 장선장으로 읽히지는 않았다. 제가 했던 작품들은 대사를 읊으면 내가 그 안에 있는 모습들이 쉽게 떠올랐다면 '승리호'는 잘 떠오르지 않더라. 하고는 싶었지만 왜 나일까 생각했다. 감독님이 장선장 캐릭터는 전형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남자들을 이끄는 과격한 느낌이라면 '에일리언'의 여자 주인공 같은 사람이 할 거라고 다들 생각하지만 저처럼 순둥 하게 생긴 사람이 조정석에 앉아있을 때 전형적인 인물보다 큰 효과가 날 거라고 믿는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Q. 장선장이 '영웅문'를 보고 있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A. 감독님이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장선장은 무엇을 하느냐 책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책을 봤으면 좋겠나라고 했더니 감독님이 직접 소장하고 있는 책을 가지고 오셨다. 연기할 땐 보는 척만 했다. 그 장면에서 다들 무언가를 하는 척을 하는데 선장은 실제로 그 책을 읽는 사람 같지 않나.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는 디테일을 만들어가는 게 좋았다.

Q. 장선장의 서사가 다소 짧게 그려지는 것이 아쉽지 않았나.

A.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물이 4명이 나오지 않나. 감독님이 '승리호' 안에서 어느 부분을 부각하고 싶은지 선택한 거라고 생각한다. 장선장의 재밌는 전사가 있는데, 저도 아쉽기는 하다.


Q. '승리호'가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전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실감하나.

A. 일단 해외에 있는 제 지인분들께서 저와 같은 시간에 영화를 보고 연락을 주는 게 신기했다. '아가씨' 같은 경우는 해외에 늦게 개봉을 하고 그 후에 관객분들의 리뷰를 듣고 그랬는데, '승리호'는 동시에 해외에 계신 분들도 함께 보는 거니까 신기했던 것 같다. 지금도 신기하다. 전 세계 영화 스트리밍 1위를 했다고 하는데, 속으로는 굉장히 신기해하고 있다.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다.

Q. 그동안 필모를 보면 많진 않지만 작품 선택을 잘하는 것 같다. 작품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A. 제가 연기할 캐릭터가 주체적으로 자기의 말을 하는지 많이 보는 것 같다. 고민은 굉장히 많이 한다. 결국에는 하고 싶은 걸 한다.

Q. 김태리 씨는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단단한 중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강단 있는 성격이 연기를 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는가.

A. 도움이 되겠죠? 제가 그걸 게임처럼 스킬화해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서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행보를 걷고 있다고 생각해 보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김태리 | 승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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